칼빈의 신학적 해석학: 간결성과 용이성의 방법론
안명준 (평택대학교, 신학과)
머리말
기독교 신학의 역사란 시대마다 다양한 각도에서 성경을 해석한 기록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사실상 많은 기독교 진리의 올바른 가르침들은 이단들의 잘못된 해석에 대항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책임 있게 해석하려고 노력한 사람들의 주장들의 결과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건전한 신학이란 성경의 합법적인 이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해석학의 역할은 기독교 신학의 발전에 귀중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 논문은 존 칼빈의 성경에 대한 그의 신학적 해석학에 대한 연구이다. 그의 해석학의 일반적인 특징을 모두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의 해석학의 핵심으로 학자들에 의해 인정되어온 간결성과 용이성(brevitas et facilitas)에 대한 방법론에 관한 연구이다. 이 방법을 칼빈의 해석학의 중심으로 인정한 대표적인 몇몇의 학자들을 소개하면 F. L. Battles, T. H. L. Parker, J. R. Walchenbach, Donald K. McKim, Alexandre Ganoczy등이 있다. 특히 K. Barth는 칼빈의 이 방법을 그의 책에서(Die Theologie Calvins) 인정하였다. 이 방법에 관하여 구약 신학자 B. S. Childs 또한 인정하였다. 국내에서 간결성과 용이성의 방법론의 중요성을 언급한 학자로서는 김영한, 권성수, 권호덕, 박형룡 등이 있다.
본 논문은 칼빈의 이 방법론이 자신의 성경 이해에 대한 그의 신학적 원리 즉 성경은 성경으로 해석한다(sacra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라는 원리에 근거하고 있음과 그의 이 방법은 자신의 성령론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며, 이 방법을 발전시키기 위해 칼빈이 교부들과 다른 해석자들을 어떻게 보았는지 그의 해석학적 평가를 조사함으로써 그의 해석학적 발전의 형성이 되어가는 것을 간략하게 소개하며, 칼빈의 신학적 해석학의 핵심으로서 간결성과 용이성의 방법론의 근원 그리고 이 방법론에는 어떤 구성요소들을 가지고 있는지를 밝히려 한다.
칼빈이 이 방법을 사용하게 된 근본적인 동기는 다른 종교 개혁자들의 해석방법이 독자들에게 충분하게 만족을 주지 못한 점을 알고 독자들로 하여금 단순하고 쉽게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런 점에서 그의 해석은 교회와 독자들의 유익을 위한 실제적인 것이었다.
I. 다른 해석자들에 대한 칼빈의 해석학적 평가
칼빈은 위대한 해석자로 태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인문주의 교육은 그를 위대한 종교개혁자로 만드는데 큰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석자들 가운데 한사람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칼빈은 자신의 분명한 신학적 해석학의 관점을 가지고 다른 해석자들을 평가하였고 그들의 해석학적인 문제점을 자신의 작품들에서 보여준다. 타산지석의 교훈을 통하여 자신의 해석방법을 발전시킨 점에서 뛰어난 점을 보게된다.
다른 해석자들에 대한 칼빈의 평가에 대하여 간단하게 설명을 하려고 한다. 칼빈은 알레고리가 성경의 한계안에 있을 경우에 합법적으로 인정하지만, 오리겐(Origen)의 경우에 있어서 그의 알레고리적인 해석의 방법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한다. 칼빈은 오리겐의 해석 방법이 그의 잘못된 해석학적인 전제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즉 그의 방법은 영과 육을 플라톤의 이론적인 사고에 근거하여 만든 해석 방법론이었다. 칼빈은 암부로우스 (Ambrose)가 알레고리 해석에 많이 빠진 점과 본문을 지나치게 교리적으로 해석한다고 지적한다. 칼빈은 제롬(Jerome)이 성경 저자의 의도를 충분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본문의 의미를 왜곡했다고 지적한다. 이런 점은 칼빈의 간결성과 용이성(brevitas et facilitas)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어거스틴(Augustine)은 칼빈의 신학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칼빈은 문법적-역사적인 방법의 관점과 저자의 의도를 밝히는 관점으로부터 어거스틴의 성경해석을 따르지 않는다. 칼빈은 어거스틴이 본문과 관련되지 않는 교리를 가지고 해석하려는 잘못을 범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빈은 어거스틴의 교리에 일반적으로 동의한다.
칼빈은 로마카톨릭 교회의 교리와 전통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교황파 신학자들이 자신들의 비타협적인 방법을 가지고 본문을 해석한다고 한다. 칼빈은 로마카톨릭 교회의 근본적인 문제는 그들이 면죄부, 공덕사상, 미사, 그리고 연옥과 같은 교리들과 관련하여 자신들의 신학적인 입장을 지지하기 위하여 본문을 왜곡 시킨 것이라고 한다. 또한 칼빈은 유대인 해석자들이 예수를 그리스도와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약의 본문을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특히 그들에게 있어서 시편의 기독론적인 해석은 불가능하였다.
중세의 4중적인 의미를 강조한 해석방법을 거부하고 문법적이며 역사적인 방법을 도입한 사람은 에라스무스였다. 비록 그는 종교개혁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지만 칼빈은 자주 에라스무스의 해석을 거절하였다. 칼빈이 반대한 이유는 에라스무스가 성경의 원본에 단어를 무리하게 삽입함으로써 본문의 참다운 의미를 찾지 못하고 저자의 의도를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마틴 루터(Martin Luther)는 성경을 해석하는데 유일한 권위로서 로마카톨릭교회를 거절하고 성경 그 자체가 해석자임을 선포하였다. 루터의 성경해석학 원리는 한마디로 기독론적이었는데 그 이유는 그가 그리스도를 성경의 중심이며, 본문 해석의 목표로 항상 간주했기 때문이었다. 칼빈은 루터의 견해가 견고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의 해석을 따르지 않았다.
에라스무스처럼 쯔윙글리(Zwingli)는 성경의 도덕적인 면을 강조하였다. 오리겐의 알레고리 방법을 선호했던 그는 성경의 자연적인 의미와 비문자적 의미를 구별하였다. 그 결과 구약을 알레고리적으로 해석했다. 칼빈은 쯔윙글리의 해석이 지나치게 자유스럽다고 지적했다.
칼빈은 멜랑톤(Melanchthon)이 성경의 본문을 해석할 때 중요한 주제를 중심으로너무 요약적으로 해석한 것을 지적한다. 즉 요점 방법(loci)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본문을 전체적으로 주석을 하지 못한 약점을 가졌다고 지적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부쩌(Bucer)는 주석을 너무 장황하고 학문적으로 썼기 때문에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한점을 지적한다.
칼빈은 재 세례파주의자들(Anabaptists)이 구약과 신약의 관계성을 거부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점이 그들의 해석학의 근본적인 약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들이 성경은 제쳐두고 극단적으로 성령의 인도만을 강조한다고 지적한다. 칼빈은 리베티안주의자들(Libertines)이 알레고리 해석을 사용하고 성경의 단순한 의미를 왜곡시킨 점을 말한다.
II. 칼빈의 해석학에 있어서 신학적 전제들
칼빈은 자신의 간결성과 용이성의 방법론을 세우기 위하여 자신의 신학적 전제를 갖고 있었다. 간단하게 말한다면 그의 이 방법은 성령론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리고 성경은 성경으로 해석해야 한다(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라는 원리로부터 산출되었다.
1. 칼빈의 해석학에 있어서 성령
칼빈은 학자들에 의하여 성령의 신학자라고 불리울 정도로 그 당시에 성령을 강조한 신학자이다. 성령과 간결성과 용이성의 방법의 관계성을 말하기 전에 먼저 성령이 성경 해석자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야 필요가 있다.
칼빈은 성령의 역할이 이 방법을 세우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간주했다. 칼빈의 진술에 의하면 간결성과 용이성(brevitas et facilitas) 방법의 중요한 핵심은 성경의 해석자는 성경 저자의 의도(mentem scriptoris)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데 성경 저자의 의도란 성령의 의도(mentem Spiritus)를 의미한다. 왜냐하면 칼빈은 성령이 성경의 참된 저자요 해석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칼빈에게 있어서 성령의 의도를 찾는 것은 본문의 단순하고 자연적인 의미로 해석하는 것을 의미했다. 칼빈은 주장하기를 성경의 저자는 자신들의 특징적인 언어를 가지고 있으며 성령의 지혜와 능력을 통하여 성경적인 수사학을 보여준다고 한다. 결국 성령은 성경의 저자들을 통하여 간결하고 용이한(brevitas et facilitas) 방법으로 성경을 기록하게 했다 것이다.
A. 해석자와 성령의 관계
그의 해석학은 신학적 인간론에서 시작하여 성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과정과 결과에 이른다. 칼빈의 신학적 해석학의 전제는 하나님 앞에서의 인간과 그리고 성령의 영감으로 된 성경과 사이의 관계에서 출발한다. 즉 성경과 인간에 대한 올바른 신학적 이해가 칼빈 해석학의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이 어떤 책이며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다. 이런 관점으로부터 볼 때, 하나님과 우리 자신을 아는 것은(Dei cognitione et nostri) 칼빈의 신학적 해석 방법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창조주 하나님과 자신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누구시며 특별히 인간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성경을 올바르게 해석하기 위하여서는 우리는 우리 자신이 하나님 앞에(coram Deo)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성경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칼빈의 신학적 전제는 매우 중요하였다. 인간에 대하여 신학적으로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해석자로 하여금 성경을 올바르게 해석하게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우리는 칼빈의 성경 해석학이 그의 신학에 기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칼빈은 인간이 자연적 오염을 통해 전적(全的)으로 타락되었음을 말한다. 인간이 전적으로 타락되었다는 것은 어거스틴의 사상으로 칼빈에게 영향을 주었고 칼빈의 신학에서 중요한 주제들 가운데 하나이다. 에베소서 5:8의 주석에서 칼빈은 자연인(自然人)을 어두움이라고 불렀다. “어두움은 중생하기 이전의 모든 자연인에게 주어진 이름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비추지 않고, 오직 두려운 어둠만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전향하기 전에는 그의 모든 삶이란 파괴적인 미궁이다. 성령으로 거듭나지 아니하면 인간은 죄와 어두움 아래 있게 된다. 칼빈은 아담의 타락 이후에 인류는 전적으로 타락되었다고 주장한다. 플오르 (Floor)는 칼빈의 해석학에 인류학적인 배경을 적용한다. “성경 이해와 관련하여 칼빈이 성령을 강하게 강조하는 신학적 배경은 의심의 여지없이 인간의 전적 타락를 믿는 것이다.” 그러므로 죄 아래 있는 자연인은 성령의 조명 없이는 하나님의 특별 계시인 성경의 영적 진리를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육은 하나님의 영으로 조명되지 아니하면 하나님과 하나님께 속한 것을 결코 깨달을 수 없다.”
칼빈은 중생하기 이전의 인간이성은 성경을 분명하게 이해할 수 없다고 본다. 인간 이성의 빛은 어두움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본성의 타락이 인간 이성을 질식시킨다고 칼빈은 생각하였다. 우리는 올바르게 생각할 자격이 없다. 우리의 이성적인 기능은 비참하게 타락하였다.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는 하나님의 가르침을 가지지 못한다면 우리의 이성은 단지 헛된 것이 될 것이다. 칼빈은 말하기를 복음을 깨닫는 것은 우리의 이성이나 우리의 명석함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직 믿음이라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칼빈은 지적하기를 심지어 그리스도까지도 우리의 이성을 의지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고 한다.
칼빈은 좋은 해석자가 되기 위하여 우리가 거듭나야 한다고 말한다. 성령에 의하여 거듭나지 아니하면 우리는 성령을 알지 못하며, 또 성령의 역사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중생을 하지 않고서는 우리는 그를 대면할 수 없다.” 성령의 도우심이 없다면 우리는 성경의 참된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왜냐하면 성경은 성령에 의해 영감되었기 때문에, 성경 해석에 있어서 성령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헤인즈는 말하기를 성령은 “인간 마음의 자연적인 저항을 이길 수 있다.”고 한다.
칼빈은 믿음의 사람이 성경을 해석할 때, 성령은 해석의 인간적 과정을 지배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불안전 때문에 우리는 성경을 해석하기 위하여 하나님이 우리를 새롭게 하셔야 한다. 칼빈은 성령은 우리의 정신으로 깨닫게 하고, 우리의 마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성령의 힘에 의하여 마음이 힘을 얻지 못한다면 그 마음은 성령에 의하여 조명을 받을 수 없다.” 하나님께서 성령의 빛을 우리에게 비추지 않는다면, 성경해석 시에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 “주님께서 그의 영으로서 사람을 고치시고 새롭게 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사람도 자신의 이해를 가지고 성경을 이해할 수 없다.” 칼빈은 1545년 제네바 교회 교리 문답서에서 우리의 마음과 성령의 조명과의 관계성을 말한다. 칼빈은 말하기를 우리의 생각은 너무 오만하여 영적인 하나님의 지혜를 파악할 수 없고, 오직 믿음을 통하여 그것이 계시되고, 성령의 조명을 받는다면 우리가 이해하는 것 이상으로 성경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결국 칼빈은 성령의 감동을 통하여 우리는 성경의 참된 의미를 곧 성경 저자의 의도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바로 이런 이해는 간결성과 용이성 (brevitas et facilitas)이라는 방법과 관련이 된다.
B. 성경 저자의 의도와 성령의 의도의 관계에서 본 간결성과 용이성의 방법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칼빈은 해석자가 성경을 해석하기 위하여 그를 죄로부터 보호하고 본문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성령의 조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성령과 간결성과 용이성의 방법론의 관계는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자.
첫째로, 칼빈은 성령이 성경의 참된 저자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해석의 주도권은 인간에게 있지 않고 성령님께 있다. 결국 성경을 해석하기 위하여 해석자는 성령의 도우심을 필요로 한다. 브로밀리 또한 성령이 성경의 저자이며, 성경의 적절한 이해를 위해 본질적이다 라고 말한다. 루터는 우리가 파악하지 못하는 하나님의 신비들을 성령이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하며, 그의 빛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의 방법으로 성경을 왜곡시킨다고 말했다. 유일한 해석자로서 성령을 말하는 것은 성경의 둘레를 우회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칼빈은 ‘성령, 그 자신이 해석자’ 라는 말로써 그의 해석학의 신학적 전제를 설명한다. “복음의 교리의 원천인 성령은 우리에게 그것을(복음의 교리) 열어줄 수 있는 참된 유일한 해석자이시다. 그러므로 그것을(복음의 교리) 판단할 때, 인간의 마음은 하나님의 영에 의해 조명을 받지 않는다면 반드시 장님이 될 수밖에 없다.“ 칼빈은 말하기를 ”선지자를 통하여 말씀하신 성령은 스스로가 참된 유일한 해석자다” 라고 한다. 칼빈은 비록 인간이 성경을 해석하지만, 성경 해석의 참된 권위는 인간이 아니라 언어의 최고 권위자이신 성령이라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성령은 내적 선생이요, 충성스런 해석자이다.
‘성령이 유일한 참된 해석자이다‘ 라는 칼빈의 견해는 성경 해석에 있어서 인간적인 측면을 결코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분명하게 성경의 저자는 성령의 도구임을 주장한다. 칼빈은 말하기를 모세는 “자신의 장점을 자랑하지 않았고, 성령이 우리에게 유용한 것을 구술하시고, 그의 입에 그것을 제안하셨다.“ 라고 한다. 사도들은 성령의 확실하고 진정한 기록자들이었다(certi et authentici Spiritus Sancti amanuenses). 그러므로 칼빈은 성경의 모든 책들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간주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칼빈에게는 선지자들과 사도들과 마찬가지로 성경 저자들은 성령의 도구들이었다. 성경의 문학적 스타일에 관하여 논평하면서 칼빈은 인간 저자의 정신은 성경을 산출하는데 남아 활동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칼빈 또한 이 과정은 성경 저자들의 전체 인격들이 관련되었다고 믿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성경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우리 자신만을 믿지 말고 성령을 의지해야 한다. 우리로 하여금 성경의 참된 의미를 알 수 있게 하시는 분은 참된 해석자이신 바로 성령이시다.
두번째로, 칼빈은 성령의 의도를 성경 해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 가운데 하나로 간주했다. 칼빈에게 있어서 성령의 의도는 성경의 이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해석자는 성경 해석에 있어서 성령의 의도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성령의 의도를 이해함이 없이는 결코 성경의 참된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참된 의미를 찾는 것은 바로 간결성과 용이성(brevaitas et facilitas)을 말한다. “우리는 성령이 말씀하신 그 목적에서 우리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는다면, 참된 의미를 얻을 수 있다.” 칼빈만큼 성경해석에 있어서 성령의 의도를 강조한 해석자는 없었다. 스가랴서 5:1의 주석에서 칼빈은 말하기를 “성령의 의도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해석자들은 결코 이 예언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는 성경의 구절들에서 성령의 의도를 이해하려고 애썼다. 칼빈이 성경 해석에 있어서 성령의 저자를 강조한 사실은 그의 주석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었다.
칼빈에게 있어서 성령의 의도란 무엇인가? 칼빈은 성령의 의도를 우리 마음속의 새로운 내적 계시로 보지 않는다. 그에 따르면 성령의 의도는 성경 밖에서 오지 않고, 오히려 저자가 성령의 말씀을 통하여 기록한 본문 안에 나타난다. 칼빈은 성령이 선지자들이나 사도들과 같은 저자들에게 말씀하셨기 때문에 성령의 의도를 성경 저자의 의도와 동일시한다. 칼빈은 성경의 참된 의미를 성령의 의도로 본다. 그에게 있어서 성령의 의도를 찾는 것은 본문의 참된 의미를 해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령의 의도 곧 본문의 참된 의미를 찾는 것은 간결성과 용이성의 방법론(brevitas et facilitas)이다. 결국 간결성과 용이성(brevitas et facilitas)의 방법론은 칼빈의 성령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2.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과 brevitas et facilitas의 관계
칼빈은 성경은 성경으로 해석해야 한다(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라는 원리와 자신의 간결성과 용이성(brevitas et facilitas)의 관계를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보여준다. 성경은 성경으로 해석하는 원리는 성경의 명료성과 관계되어 있다. 즉 성경은 보다 더 분명한 문맥에 의해서 해석한다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시도는 애매한 본문을 보다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성경의 해석에 있어서 성경저자의 독특한 표현방식과 성경의 일반적인 사용법이 간결성과 용이성에 관계되어있음을 칼빈은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칼빈은 간결성과 용이성(brevitas et facilitas)의 신학적인 근거를 이런 것들로부터 찾았다.
Calvin은 성경의 신학자였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신학뿐만 아니라 자신의 해석학을 sola Scriptura라는 종교개혁 원리에 의해서 체계화하려고 했다. 칼빈의 제네바 신앙고백서(The Genevan Confession)는 그가 sola Scriptura 원리를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칼빈은 성경만이 믿음과 종교의 규칙으로 따를 것을(to follow Scripture alone as rule of faith and religion) 강하게 주장한다. 그가 sola Scriptura 원리를 강하게 강조하는 것은 그로 하여금 성경의 해석의 신학적 원리 즉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를 사용하도록 하였다. 이 원리는 그의 성경관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칼빈은 모든 성경은 하나님에 의해 영감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 들였다. 즉 성경의 참된 저자는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성경의 신적 영감에 대한 칼빈의 견해는 디모데후서 3장 16절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의 주석에서 잘 나타난다. 그에게 있어서 오직 성경이란 권위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성경이 성령에 의해 구술되었기 때문이었다. sola Scriptura 원리는 성령의 영감에 근거한다. 그러므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그 스스로가 권위를 갖는다.
Calvin은 Luther의 견해인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원리를 따랐다. 차츰 이 원리를 발전시켜 자신의 해석 방법에서 사용하였다. 칼빈에게 있어서 이것은 가장 중요한 신학적 원리들 가운데 하나였다. Wallace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성경을 해석하는 임무 속에서 말씀 그 자체는 항상 신학적이든 혹은 다른 것이든지 간에 우리의 전제들을 통제하고 바로 잡도록 허용되어야만 한다. 칼빈이 우리로 하여금 성경의 의미를 접근하기 위하여 신학적인 전제들의 사용을 오직 성경 앞에 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이 원리는 성경의 참된 의미란 오직 성경 안에서 발견되는 것을 의미했다. 이것은 또한 중세의 4중적 의미를 거절하고 문자적 해석을 수반한다.
칼빈이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원리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보자. 칼빈 해석의 장점은 그가 하나의 본문을 해석 할 때 가능한 다른 본문들의 도움을 갖고 해석을 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칼빈은 로마서 9장 5절을 해석 할 때 구약에 있는 5개의 다른 본문을 가지고 그 본문을 해석했다.
첫 번째로 칼빈은 성경의 다른 본문에 나타난 동일한 의미에 비추어서 하나의 본문을 해석했다. 이것은 그가 사용한 일반적인 방법이었다. 이사야 34장 8절에 있는 מירבא 이란 단어를 해석할 때 그는 시편 50편 13절에서 강하고 힘있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은유적으로 말한다. 또 로마서 1장 13절 “형제들아 내가 여러번 너희에게 가고자 한 것을 너희가 모르기를 원치 아니하노니 이는 너희 중에서도 다른 이방인 중에서와 같이 열매를 맺게 하려 함이로되 지금까지 길이 막혔도다”의 해석에서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원리를 사용한다. 이런 원리를 가지고 칼빈은 기독교의 교리를 포함하는 본문을 해석했다. 예를 들면 선택과 같은 교리를 말하는 본문에서 그는 본문을 왜곡시켜 교리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그 주제와 관련된 다른 본문들을 참고하라고 추천한다. 이런 모습은 간결성과 용이성(brevitas et facilitas)의 방법론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즉 주석의 내용을 방대하게 하지 않고 축소(reduction)를 지향하는 것이 이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다. 두 번째로 칼빈은 애매한 본문을 분명한 본문을 가지고 해석했다. 예를 들면 이사야 17장 9절 “그 날에 그 견고한 성읍들이 옛적에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버린바 된 수풀 속의 처소와 작은 산꼭대기의 처소 같아서 황폐하리니”에 있는 ‘버린바 된’이란 말을 해석할 때 칼빈은 이 원리를 사용하였다.
“이 본문은 선지자들이 따른 모세의 작품들에 의하여 더욱 분명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 면 약속을 할 때 모세는 이런 표현 양식을 사용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천 명을 쫓 을 것이요 (레 26:8, 수 23:10), 반대로 경고를 할 때도 한 사람이 너희들의 천명을 쫓을 것이라고 말한다 (신 32:30).”
이 원리를 사용함으로써 칼빈은 다른 사람들의 해석 보다도 자신의 해석을 더 건전하게 할 수 있었다.
이사야 45장 8절의 주석에서는 스콜라 신학자들이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의 개념을 잘못이해 했기 때문에 이 본문을 잘못 해석했음을 지적하고, 자신은 애매한 이 본문을 좀더 의미가 분명한 출 1:11과 2:23을 가지고 해석했음을 말한다.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원리는 brevitas et facilitas 방법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간결하고 용이한 방법(brevitas et facilitas)이란 단순성과 자연성(simplicity and naturalness)을 갖고 본문의 의미를 찾는 것이기 때문에 해석자가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원리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칼빈은 이 원리를 가지고 본문의 단순하고 자연스런 의미를 정확하게 발견하였다. 우리가 단순하고 자연스런 견해를 발견할 때마다, 본문의 의미는 명료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이사야 34:11의 ‘공허의 추’를 해석할 때 잘 나타난다.
어떤 사람들은 ‘공허의 추’라는 구절을 반대적인 의미로 보아서 그것을 유대인들에게 적용하지만 나는 더욱더 단순한 견해를 택하는데 그것을 모든 선행의 진술들처럼 에돔 사람들로 본다. 이것이 이사야의 자연스런 의미인 것을 분명하게 하는 것은 그후에 오래 살았던 선지자 말라기의 동일한 말씀을 우리가 보기 때문이다. 그 본문은 이 예언을 동의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에돔은 말하기를 우리가 무너뜨림을 당하였으나 황폐된 곳을 다시 쌓으리라 하거니와 나 만국의 여호와는 이르노라 그들은 쌓을지라도 나는 헐리라 사람들이 그들을 일컬어 악한 지경이라 할 것이요 여호와의 영영한 진로를 받은 백성이라 할 것이며 너희는 묵도하고 이르기를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에 지경 밖에서 크시다 하리라 (말 1:4,5). 이사야가 희미하게 말한 것을 말라기가 더욱더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칼빈은 또 주장하기를 한 본문의 해석은 성경 전체나 혹은 전체 문맥으로부터 명료해 질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사야 56:3에서 이방인에 대한 해석을 할 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성경 전체로부터 너무나도 분명한 것처럼 이방인들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나라로부터 닫혀 있었다.” 칼빈은 하나의 본문은 다른 본문을 비교함으로 그 본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이 방법은 어려운 해석적인 문제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세 번째로 칼빈은 저자의 표현과 성경의 일반적인 사용법(the expression of the author and the common usage of Scripture)을 이용하여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원리를 적용한다. 이사야 37장 32절 “이는 남은 자가 예루살렘에서 나오며 피하는 자가 시온에서 나올 것임이라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히 이를 이루시리다”을 해석할 때 이사야 9장 7절에서 이미 이사야의 저자가 사용했던 표현의 도움을 가지고 본문을 설명한다. 그는 말하기를 “같은 표현 방식은 유사한 경우에 그가 사용하였다.” 라고 한다. 그는 우리가 저자의 일상 언어(ordinary language)를 고려할 것을 주장한다. “나는 전자의 의미가 문맥과 선지자의 일상 언어에 더욱더 잘 어울리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선지자들의 문체를 잘 알기 위해서 그들에게 독특했던 표현의 형태들을 조심스럽게 관찰해야 한다.” 에스겔 3장 3절 “내가 먹으니 그것이 내 입에서 달기가 물 같더라”의 주석에서 예레미아가 15장 16절에도 동일한 표현을 사용한 점을 갖고 그 본문을 해석했다. 칼빈은 모세나 선지자들의 표현이 간결하고 단순하며 쉬운 문체로 쓰였다는 사실에서 자신의 간결하고 용이한 방법(brevitas et facilitas)이 성경을 말하는 방법과 같은 맥락을 하고 있음을 자주 말한다. 즉 성경의 수사학적인 스타일은 자신의 간결성과 용이성에 일치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칼빈은 성경의 일반적인 사용법을 언급함으로써 하나의 본문을 해석했다. Puckett 역시 주장하기를 칼빈은 단어의 통상적 사용법을 언급함으로써 본문을 해석했다고 했다. “종종 칼빈은 구약에 있는 단어의 통상적 사용법에 호소함으로써 번역을 정당화했다.” 호세아 9장 14절 “여호와여 저희에게 주소서 무엇을 주시려나이까 청컨대 배지 못하는 태아와 젖 없는 유방을 주시옵소서”의 주석에서 칼빈은 다른 사람들이 선지자들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의 견해를 거절하였다. “그리스도는 말하기를 예루살렘의 마지막 파멸이 올 때 수태 못하는 자들이 복이 있다고 하였다(눅 23:29). 이것은 성경의 일반적인 용법으로부터 취한 것으로 그런 본문들은 선지자들의 글에서 많이 나타난다.” 다른 해석자들이 자신들의 강요된 해석으로 약점을 갖는다고 지적하면서 칼빈은 성경에 자주 사용된 표현의 형태를 언급한다. 이사야 37장 7절의 해석에서 이런 방법을 보여준다.
칼빈의 간결하고 용이한 방법(brevitas et facilitas)은 강요된 해석에 반대하여 성경 해석의 보호자처럼 의도되었다. 성경의 일반적인 용법을 사용하여 성경을 해석하는 방법은 해석자로 하여금 본문의 의미를 왜곡하는 것으로 부터 보호한다.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원리는 brevitas et facilitas 방법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칼빈은 강요되지 않고 의미에 적절한 단순한 해석은 성경에 사용된 언어의 형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있다고 주장하였다. 소돔과 고모라의 이름에 대한 해석에서 칼빈은 선지자들에 의하여 채택된 일반적인 어법에 비추어 해석을 했다. 성경의 일반적인 용법에 따라서 칼빈은 성경의 다른 저자들에 의하여 사용된 같은 단어의 도움을 갖고 하나의 본문을 해석했다. 그는 또한 독자들로 하여금 성경의 통상적인 구를 주목할 것을 제안한다.
칼빈은 성경에 있는 언어의 통상적인 용법이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원리를 위한 열쇠로 믿는다. 칼빈은 좋은 해석이란 성경에서 통상적인 것을 사용하는 것으로 인정한다.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정의하기 위하여 칼빈은 성경의 통상적인 용법을 언급한다. 이사야 33장 11절 “너희가 겨를 잉태하고 짚을 해산할 것이며 너희의 호흡은 불이 되어 너희를 삼킬 것이며”에 나타난 단어 ‘잉태’를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인간의 설계와 노력을 의미하기 위하여 잉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성경의 통상적인 것이다 (욥 15:35, 시 7:14, 사 26:17, 59:4). 그 은유는 임산부로부터 취하여 왔다.”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지 못함으로 인해 본문에 대한 많은 해석들이 대두될 때 칼빈은 성경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의미에 일치하는 해석을 선택하였다. 칼빈은 이사야 58장 8절 “네 빛이 아침 같이 비췰 것이며”을 해석할 때 이 원리를 사용하였다. “빛이란 단어는 번영을 의미하고, 어두움이란 단어는 비참하고 괴로운 인생을 의미한다고 하면서, 이런 표현의 용법은 성경에 자주 나타난다.” 칼빈은 주장하기를 어떤 해석들은 자연스럽지 못하고 저자의 스타일에 적절하지 않고, 선지서들 가운데 나타나는 통상적인 표현의 용법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칼빈에 따르면 에스겔과 바울은 성경의 경계선을 넘지 않았던 좋은 해석자들의 모범이다. 칼빈은 성경이 가는 곳에 가고 성경이 멈추는 곳에 멈추기를 시도했다. 칼빈은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원리에 의해서 성경을 해석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III. 간결성과 용이성의 방법론의 근원과 구성요소
1. 칼빈의 자신의 언급
간결하고(brevitas) 용이한(facilitas) 방법은 칼빈의 성경 해석학의 중심적인 원리로서, 칼빈은 그의 로마서 주석의 헌사에서 처음으로 이 방법을 언급하고 기독교 강요, 설교, 그리고 편지에서 이 방법을 언급한다. 그는 이 헌사에서 그 당시에 그의 친구였던 하이델베르그와 바젤에서 헬라어 교수였던 시몬 그래니우스(Simon Grynaeus)와 이 방법에 관하여 의견의 일치를 보이면서, 칼빈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내가 기억하기를 3년전 우리가 성경을 해석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에 관하여(de optimo enarranae Scripturae genere) 친밀한 대화를 가졌읍니다. 그것은 당신을 기쁘게 했고 나를 동의하게 한 방법으로서 해석자의 최고의 장점(praecipuam interpretis vitutem)은 분명하고 간결함에 있다는 것이(in perspicua brevitate esse positem) 우리 둘을 확신 시켰읍니다(sentiebat enim uterque nostrum).” 이 말속에서 우리는 brevitas et facilitas 방법의 근거를 찿아낼 수가 있다. 또한 칼빈은 기독교 강요에서 이 방법을 자세히 피력한다. ”본래 나는 간결성을 사랑한다(Amo natura brevitatem). 아마도 내가 말을 장황하게 말했더라면 나는 간결성을 성취하지 못했을 것이다(et forte si copiosius loqui vellem, non succederet). 비록 긴 표현의 가르침이(prolixior docendi ratio) 높게 받아들여졌지만,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현재의 저서의 계획은 우리가 가능한 간결하게 교리의 단순한 개요를(simplicem doctrinam quanta licebit brevitate) 밝히도록 요구한다.“ 칼빈은 시편 주석의 서두에서 다시 이 방법론을 언급한다.
2. 간결하고 용이한 방법의 근원
칼빈이 사용한 이 용어는 플라톤(Plato)으로부터 사용하기 시작하여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le)의 작품인 수사학(Rhetoric)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했고 씨세로(Cicero)와 퀼틸리안(Quintilian)에 이르러 수사학적인 방법으로 그 절정이 이르렀다. Plato는 그의 책 프로타고라스 (Protagoras)에서 고대인 가운데 이 라코닉 간결성(this Laconic brevity)은 철학의 특징적인 표현이었다고 말한다. Plato는 패드로스(Phaedrus)와 소크라테스 (Socrates)사이에 대화를 기록한 그의 책 Phaedus에서 말과 표현의 간결성(the terseness of expression)을 언급한다. Aristotle의 경우 그의 책 Rhetoric에서 세밀하게 간결성의 원리를 사용하여 수사학의 여러 개념을 소개한다. 예를 들면 언어가 불합리적으로 되는 것은 단순함이 필요할 때, 장황성에서 기인한다고 했다. 그는 생각하기를 좋은 언어 스타일이 되기 위해서는 명료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것은 마치 단순한 의미를 전달하지 못한 연설이 실패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Cicero는 Aristotle의 수사학의 영향을 받고 간결성의 방법론을 결정적으로 자기 스타일로 발전시킨다. 그는 사건의 진술은 간결성, 명료성, 그리고 적절성이라는 세 요소를 가져야만 한다고 했다(Tres res convenit havere narrationem: ut brevis, ut dilucida, ut veri similis sit). 그는 간결성을 쉬운 문장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간결성이란 필수적인 단어들을 최소화하여 개념을 표현하는 것이다(Brevitas est res ipsis tantummodeo verbis necessariis expedita). Cicero는 이 방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간결성이란 단지 몇 단어의 한계안에서 다양한 개념들을 표현하는 것으로, 긴 해설이 필요하던지 않하던지 또는 시간이 많이 허용되던 않되던 자주 사용되어야 한다.” Quintilian은 용이성(facilitas) 의 개념을 주로 많이 사용했는데, 특히 종교적인 언어에 있어서 명료한 표현을 강조했다. 해석자에게는 종교적인 의미를 단순하게 할 것이 요구된다고 했다. 그는 수사학의 초보자들에게 Cicero을 탐구하도록 권면하고, 무엇보다도 글을 쓰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용이하게 이해하도록 쓰라고 말한다. 간결하고 용이한 방법론은 초기 철학자들과 수사학자들의 경로를 통하여 문예부흥 시대까지 전달되고 발전되었다.
칼빈은 자신이 젋은 시절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할 때 주로 인문주의자들로 부터 Cicero와 Quintilian의 작품들을 접하게 되었고, 이 용어들과 간결한 표현을 가지고 청중들을 설득시켰던 바로 이 수사학적인 방법들을 배우게 되었다. 그는 첫 작품인 1532년의 "Calvin's Commentsary on Seneca's De Clementia, 1532"에서 인문주의자로서 해석학적인 면을 시도할 때 이런 용어와 방법을 사용했다. 그는 회심후 1536년의 초판 기독교 강요와 1539년의 첫판 로마서 주석을 시작으로 해서 바로 이 간결성과 용이성(brevitas et facilitas)의 방법으로 그의 모든 주석적인 작품들을 썼다.
그런데 칼빈은 앞에서 언급한 수사학자들과 인문주의자들로부터 영향을 받았지만 결정적으로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던 타당성은 성경 자체가 이런 단순성과 용이성으로 기록되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칼빈에게 있어서 성경은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것이었다. 성경은 하나님의 단순한 백성을 위한 품위있는 말씀이다. 그러므로 성경의 단순성을 손상시키는 것은 성경을 파괴하는 것이다. 칼빈에게 있어서 성경의 단순성은 그의 해석학 방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것이 칼빈으로 하여금 자신의 해석학 원리로서 간결하고 용이한 방법을 위한 기초가 되게 했다. 칼빈은 모세, 이사야, 예레미아, 그리고 에스겔이 평범한 백성들을 위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단순하고 쉬은 스타일로 기록하였다고 한다. 이것이 칼빈으로 하여금 성경의 스타일이 간결성과 용이성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을 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칼빈의 간결성과 용이성(brevitas et facilitas)의 방법은 씨세로나 퀼틸리안과 같은 수사학자들에 의해서 영향을 받았지만 궁극적으로 성경의 저자들이 이 방법을 보여주었다고 확신을 한데서 출발하게 되었다.
3. 구성요소
칼빈의 간결성과 용이성(brevitas et facilitas) 방법의 본질적인 구성 요소들을 발견하기 위하여 칼빈의 정의를 가지고 그의 작품을 분석하고 그 분석된 자료들을 종합하여 각각의 독특한 원리들을 끌어 내었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들에 대해 신어들을 만들었는데 다음과 같다. 간결성(brevity), 보존성(retention), 축소성(reduction), 관계성(respect for the context), 단순성(simplicity), 적합성(suitability), 자유성(freedom), 반 모호성(avoidance of ambiguity), 반 강요성(avoidance of forced interpretation), 반 억측성(avoidance of conjectuure). 간결성이란 본문을 가능한 짧고 간결하게 해석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하여 칼빈은 어떤 증거나 예증을 가급적 적게 제시하고, 저자의 참된 의도를 말하고, 애매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보존성이란 해석자가 성경 원문을 고치지 않고 원문 그대로 보존하여 해석하는 것이다. 축소성이란 장황한 해석을 줄이고 가급적 짧게 해석하는 것이다. 관계성이란 해석의 범위를 성경 본문과 관계된 주제에 제한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성이란 성경을 해석 할 때 저자의 의도를 단순하게 보여주는 것인데 모호성, 왜곡성, 억측성에 대한 반작용이다. 적합성이란 저자의 의도, 역사적인 상황, 문법적 구조, 그리고 문맥에 적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성이란 신학적, 문법적 전제 없이 마음껏 자유롭게 해석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독자들에게 해석자의 견해만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의 해석이 있을 경우에 그들이 좋아하는 견해를 선택하는 자유를 말한다. 반 모호성이란 성경을 이해하는데 장애가 되는 애매 모호함을 제거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단순하고 명료한 해설을 주는 것이다. 반 강요성이란 성경의 의미를 억지로 곡해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반 억측성이란 주관적인 상상력이나 부정확한 추측을 가지고 성경을 해석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다.
IV. 맺음 말
칼빈의 신학적 해석학은 그의 근본적인 신학적 전제에 근원을 두고 있었다. 자신의 성령론과 성경의 이해에 대한 신학적 원리는 그의 해석학 방법론을 세우는데 그 기초를 만들어 주었다. 그의 해석학 방법의 핵심으로서 간결성과 용이성은 바로 이 두 신학적 전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이 방법을 더욱더 빛나게 만들어 주었다.
성경은 성령에 의해 영감 받은 저자들이 쓴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러므로 성경의 참된 저자는 결국 성령이시다. 따라서 성경을 해석하는 자는 성령에 의해 인도함을 받고 깨닫음 받아야 본문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본문을 통하여 말씀하시는 참된 성령의 의도를 알지 못하고 중생하지 못한 인간의 이성이 가는 데로 끌려 간다면 아무리 좋은 해석학 방법을 사용해도 그 결과는 잘못된 것을 낳을 것이다.
칼빈은 성경을 해석 할 때 여러 가지 학문적인 방법을 모두 사용했지만 그 어떤 것보다도 성령의 조명에 의한 신학적 해석 방법을 가장 중요하게 간주했다. 오날도 많은 성경 해석학 원리가 제시되고 있다. 물론 문학적, 철학적 방법론이 성경 해석에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성경은 성령이 그 저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올바른 해석을 위하여 연약한 인간은 그를 의지하여 그의 도우심 속에서 그분의 의도를 본문을 통하여 설명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고의 성경 해석자란 자신의 방법만을 사용하는 자가 아니라, 그 모든 방법들이 성령의 지배를 통하여, 성령의 조명에 의하여, 성령의 의도 즉 성경의 저자를 밝히는 자이다. 칼빈은 성령의 의도인 저자의 의도를 바르게 해석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에게 있어서 저자의 의도란 본문의 참된 의미인데, 본문을 왜곡하지 않고, 건전한 성경 해석 방법론에 근거하여 단순하고 자연스런 의미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가 성경을 해석할 때 자기의 어떤 주관적인 주장이나, 어떤 교리적인 편견을 가지고 본문을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객관적인 방법을 공정하게 사용할 수가 있었다.
개혁자들의 중요한 유산이며, 동시에 신학적 원리인 sola Scriptura는 그들을 올바른 신학 뿐만이 아니라 성경 해석까지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였다. 이 원리는 성경의 권위 뿐만 아니라 성경을 해석하는 중심적인 열쇠를 주었다. 성경 해석적인 관점에서 로마 카톨릭 교회와 대항해 성경의 명료성에 대한 강조는 개혁자들로 하여금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원리를 제공해 주었다. 칼빈은 brevitas et facilitas 방법이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원리로부터 기원했음을 확신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칼빈은 자신의 대표적인 신학적 해석 방법으로 brevitas et facilitas 방법을 성경 자체가 내포한 원리 속에서 찾았다는 것이다. 자신의 방법이 성경에 근거한 확증으로부터 그는 자신의 사용하는 그 방법의 정당성을 가지고 과감하게 자신의 해석 방법으로 사용하였다. 이런 사실로부터 합법적인 성경 해석 방법론 뿐만이 아니라 신학의 방법론도 성경 자체의 고유한 속성과 방법에 그 뿌리를 두어야 할 것을 보여준다. 물론 철학적이며 문학적인 방법론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성경의 이해를 위하여 긍정적인 사용이 검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학적인 방법이란 오직 신학 그 자체의 방법을 뜻하지 않고 그것이 성경에 올바른 기초를 두고 있어야함을 인식하게 된다.
칼빈은 당시의 다른 해석자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자신의 합법적인 신학적 해석 방법을 그 상황에 맞게 실제적으로 적용한 것을 우리에게 교훈하고 있다. 칼빈의 해석 방법의 동기는 자신의 어떤 능력을 자랑함이 아니요, 상아탑의 이론을 세우려고 힘썼던 것도 아니었다. 오직 하나님의 교회와 독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기 위하여 노력했다는 사실 또한 오늘날 우리에게 큰 도전을 준다. 우리는 칼빈이 고별시 제네바 목사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성경을 충성스럽게 해석하라는 충고를 다시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오늘날 문제점을 많이 안고 있는 한국교회가 성경을 올바르게 해석한다면 잘못된 한국교회 많은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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