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령이 가난한 자(oi ptwcoi tw pneumati)
산상 수훈에서 주어진 아홉 가지의 축복 선언은 '복 있다' 혹은 '다행스럽다'라는 (makarioi마카리오이) 형용사로 시작한다. 그 첫 번째가 가난한 자들에게 적용된다. 이 말에는 단순히 궁핍, 빈곤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부자와 권력을 쥔 자들에게 눌려 사는 사람임을 암시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나님의 보살핌의 대상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영으로'라는 뜻의 여격 구문 (tw pneumati:토 프뉴마티)가 붙어 있다. 이 구문의 표현은 가난한 이들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필요로 함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영이 가난한 것은 오히려 복되다고 볼 수 있다.
2)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oti autwn estiu hbasileia twn ou ranwn)
하나님의 왕권은 '영이' 가난한 자들에게 속한다. 그래서 '하나님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원문인 (oti autwn estiu hbasileia twn ou ranwn:호티 아우톤 에스틴 헤 바실레이아 톤 우라논)의 문자적 번역은 '하나님 나라가 그들을 위해 있다'는 뜻으로 여기 사용된 동사 (estiu:에스틴)은 영어의 be동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미래가 아닌 현재시제를 나타낸다. 똑같은 축복이 의를 위하여 핍박을 당하는 이들에게도 주어진다. 하나님 나라의 축복은 정신의 가난과 박해의 상황에서 현재적으로 주어지는 축복인 것이다.
본문은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을 향하여 천국 백성들의 삶을 교훈하신 내용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말씀입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이 말씀처럼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자세와 성격, 그리고 그 내용까지도 규명하고, 정립해 주는 말씀은 드물 것입니다. '심령의 가난'은 결국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밀접히 연관된 기독교 특유의 '겸손의 자세'에 대한 덕목을 뜻합니다. 구원받은 성도의 삶은 한마디로 이와 같은 '겸손한 자로서의 삶'입니다. 겸손은 결국 성도의 신앙 인격이 그 삶으로 표출되는 신앙의 옷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우리 삶의 지혜요, 수단이요, 열매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함께 살펴봄으로 신앙과 삶의 지혜를 얻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1. 겸손의 의미
예수께서는 '심령이 가난한 자'(3절)라는 묘사로 '겸손'을 설명하셨는데,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1) 어원적인 의미
'ptwcoi(프로코이)'라는 원어로 묘사된 '가난한'이란 뜻은 '파산하여 부채를 갚을 수가 전혀 없는 거지'를 의미합니다. 우리 나라의 개념으로는 '상거지 중에 상거지'라는 말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외부의 도움 없이는 절대로 생존할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주님이 말씀하시는 '심령이 가난한 자'의 의미인 셈입니다. 주님은 이와 같이 구원받은 '성도의 존재 의식'이 과연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어떠해야 하는지를 단명하게 밝혀 주신 것입니다.
2) 성경적인 의미
'심령이 가난한 자'에서 '심령'적인 측면을 강조한 것이 성경적인 겸손의 의미를 부각시킵니다. 즉 '성도의 신앙 의식'을 교훈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대하여 '걸인 의식'을 가리라는 교훈은 여러 형태로 성경 곳곳에 나타납니다.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참조;눅16:19-31), 혹은 임금으로부터 불가능한 채무를 탕감받고도 이웃의 조그마한 부채를 사해 주지 않는 '배은 망덕한 채무자의 비유'(참조;눅10:25-37), 또는 '걸인 바디매오의 치유 사건'(참조;막10:48)등을 통해서 성경은 '성도는 하나님의 은총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걸인과 같은 처지'임을 인식하라고 교훈해 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기독교의 '겸손'은 하나님에 대한 성도의 '절대 신앙 의식'을 그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도덕과 윤리가 말하는 '자의적 겸손'(골3:18)과는 차원이 틀린 '신앙적 가치관'임을 유의해야 합니다. 세상의 겸손 개념은 결국 자신의 덕을 이웃 앞에서 굳히는 데에 그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참조;마6:1-6).
2. 성도가 겸손해야 할 필요
1) 성도의 존재에 대한 개념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어떤 존재입니까?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 은총을 통하여 하나님께로부터 '구원받을 존재'라고 철학적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즉 성도의 생명과 삶은 이와 같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참조;고전15:10)로 이루어진 것임을 자각하라는 교훈입니다. 거지는 매일매일 외부의 도움을 기대하며 삽니다. 거지에게 있어서 자기의 존재에 대하여 '자존'이라던가 '자립'이라는 개념은 불가능한 생각일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성도는 '나는 하나님의 은총으로 되어진 존재'이며, 그리스도 예수의 은총을 떠나서는 한시도 존재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신앙적 걸인 의식이야말로 우리 옛 조상들이 하나님께 범죄함으로 잃어버렸던 '본래적 자아'임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불신자들에게는 이와 같은 신앙 의식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불신앙'은 바로 이 '신앙적 걸인 의식의 부재'를 뜻합니다. 성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이 의식을 치유받고 회복받는 것을 감사합시다.
2) 성도의 삶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구원받은 성도의 '삶의 방식'을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1:16)고 규정해 주셨습니다. '믿음으로 산다'라는 말은 한 마디로 범사에 '인간적인 지혜나 삶의 경험'으로 삶을 영위하는 수단을 배제하고, 오직 '하나님과 그 말씀'으로 내 삶의 수단으로 삼고 사는 것을 뜻합니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뜻을 내 삶의 수단으로 수용하고 사는 삶, 이것이 바로 성도의 삶이 되어야 하며, 참으로 겸허한 심령의 소유자가 아니면 행할 수 없는 성도만의 삶의 방식입니다. 성도는 매일매일 한순간 한순간을 밀려오는 삶의 정황들에 대하여 불신앙적인 인본주의로 사는 자세를 피하고 '하나님의 뜻'을 먼저 묻고 그분의 '진리와 의'를 '구하며' 살아야만 합니다.
3) 성도의 번영 때문에 겸손이 필요합니다
주님께서 교훈하신 '가난'에 대한 의식을 망각하면 개인과 사회, 민족 전체까지도 '번영'을 잃고 썩고, 쇠잔해짐을 성경과 일반 역사가 증거해 주고 있습니다. 그 옛날 바벨론도, 로마도, 초기에 이 가난의 정신이 있었을 때는 비교적 정의롭고, 성실하여 발전했었습니다. 그런데 나라가 부강해지자 이와 같은 정신을 망각하소 '우월 의식'이나 '귀족 의식'이 만연해져서 이웃끼리 서로 해치고 사분 오열하여 스스로 쇠잔해진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거지가 늘 '빈곤감'을 느끼고 구하며 살 듯,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를 구하여 내 것으로 삼는 자세를 잃지 않음으로써 승리롭고 풍요로운 신앙적 삶을 구가할 수 있습니다.
3.겸손한 성도는 복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선물'은 이와 같이 '겸손한 자세'를 소유한 성도들만이 끝까지 소유할 수 있습니다. 성도들은 '신령한 거지들'입니다. 늘 그리스도만을 의뢰하고 살아서, 장차 온전한 천국까지 소유하는 지혜자들이 됩시다.
·겸손
a. 그리스도의 모범(요13:3-5)
b. 신자들의 행동 규범임(롬12:16)
c. 하나님은 겸손의 모형임(빌2:3-11)
1. 겸손의 의미
a.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태도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왕상3:6-14) ㉡자신의 무가치함을 인식하는 것(창18:21)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인식하는 것(사6:1-8) ㉣하나님께 종속됨을 인정하는 것(잠16:9)
b. 범죄한 피조물로서의 태도
㉠죄에 대해 통찰함(눅18:13) ㉡죄를 고백하는 겸허한 마음(사6:5) ㉢죄 용서에 감사함(엡3:8)
c. 그리스도 밖에 있는 자의 무용함(눅15:17-21)
d. 이웃에 대한 태도
㉠윗사람에게 순종(벧전5:5,6) ㉡타인을 높임(빌2:3) ㉢성공을 자랑치 않음(창32:10)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섬김(벧전3:8)
2. 성도가 겸손해야 할 필요
a. 하나님께서 명령하시기 때문
㉠겸손히 주와 동행하기를 요구(미6:8) ㉡거짓된 겸손을 피할 것(골2:18-23)
b. 하나님께서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기 때문에(약4:6)
c. 예수께서 가르치셨기 때문
㉠친히 모범을 보이심(마11:29) ㉡섬김의 도리를 가르침(막10:45) ㉢자기를 낯추라고 하심(마23:12)
d. 신자의 덕행 중 하나이기 때문에(골3:12)
e. 공동체의 화목을 위하여(엡4:2)
f. 구원을 받기 위하여(욥22:29)
3. 겸손한 성도는 복이 있음
a. 축복의 약속
㉠하나님의 축복을 받게 됨(대하7:14,15) ㉡존귀케 됨(잠15:33) ㉢지혜를 주심(잠11:2) ㉣재물을 주심(잠22:4) ㉤천국에서 큰 자가 됨(마18:4)
b. 주께서 높이심(약4:10)
c.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사57:15)
d. 더 큰 은혜를 베푸심(잠3:34;약4:6)
e. 주께서 소원을 들어 주심(시10:17)
'구원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망/롬8:24,25 (0) | 2014.10.14 |
---|---|
사모/시84:9-12 (0) | 2014.10.04 |
인내/눅8:15 (0) | 2014.10.04 |
구원을 이루는 성도의 의무/엡4:1-3 (0) | 2014.10.04 |
순종하는 삶/롬6:15-18 (0) | 2014.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