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인간을 의롭다 칭하신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이다.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으로 택하심을 받았는데 이는 약속을 받아 할례를 받은 후가 아니라 전혀 하나님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이방의 신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였다. 그의 생애는 애매하고 불투명한 날들로 연결된 것처럼 보인다. 여호와의 명령에 따라 떠날 때에도 그는 갈 바를 알지 못하고 갔고, 약속한 땅에 이르러서도 기근과 흉년이 드는 어려움까지 겹쳤다. 주시리라 하던 언약의 아들은 100세가 될 때까지 주시지 않았고, 주신 아들조차 다시 번제로 바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그러나 그가 믿음의 조상이 된 것은 하나님의 언약을 그대로 믿었다는 데 있다. 비록 나약함으로 말미암아 실수를 범하고 속이기도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로 하여금 기어이 믿음의 조상이 되게 하셨다. 부족하고 실수가 많을 지라도 믿음으로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는 그를 당신의 도구로 사용하시는 것이다.
구약성서에 40여회, 신약성서에 70여회 등장하는 아브람은 75세에 부름을 받아 그의 처이자 이복 누이인 사래와 가나안 땅으로 갔다. 하나님의 약속, 즉 아브람의 씨를 통해 하늘의 별처럼 많은 후손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요원(遙遠)하게 여긴 아브람은 86세에 여종 하갈을 통하여 이스마엘을 낳았다. 그러나 아브람은 나이 99세에 하나님의 약속에 의해 '아브라함'으로, 사래는 '사라'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약속에 따라 이삭을 낳게 되었다. 그 후 아브라함은 '그두라'를 후처로 취하여 6명의 아들을 낳고 175세에 죽어 막벨라 동굴에 장사되었다.
1. 아브라함(창12-25장)
1) 부름받은 아브람(12장)
아브람의 소명은 바벨탑 사건과 관련이 있는데, 이 사건은 탑을 하늘에 닿게 하여 인간의 이름을 내고, 흩어짐을 면하고자 하는 역사의 인간 주체적인 사건이었다(11:4). 그러나 주권자이신 하나님께서는인간의 주권을 거부하시고 하나님 스스로 역사를 주관하시고자 하셨다. 따라서 그들을 멸하시고, 데라의 아들 아브람이란 한 인간을 통한 구원 계획을 이루어 나가시려고 하셨다. 즉 아브람을 통하여 하나님의 큰 민족을 이루시고, 그의 이름을 창대케 하시고자 하셨다.
2) 약속받은 아브람(13-16장)
셈의 후손 데라의 아들 아브람은 갈대와 우르를 떠나 아내 사래와 조카 롯을 데리고 가나안 땅으로 갔다. 75세에 부름받은 아브람은 세겜(12:6), 벧엘(12:8)을 거쳐 남방(12:9)에 정착하였으나 기근 때문에 애굽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애굽에서 바로에게 아내를 빼앗길 뻔한 아브람은 다시 남방으로 올라왔고, 조카 롯은 소돔 성으로, 자신은 헤브론으로 각각 장막을 옮겼다. 남북 왕들의 싸움에서 포로가 된 롯을 구한 아브람은 멜기세덱을 만나 십일조를 드리고 다시 뭇별과 같은 자손을 약속받는다(15장). 그러나 약속을 기다리지 못한 아브람은 여종 하갈을 취하여 이스마엘을 낳으니 그의 나이 86세이었다.
3) 열국의 아비 아브라함(17-25장)
99세의 아브람에게 '아브라함'(!hrba, 열국의 아비)이라는 이름을, 사래에게 '사라'(hrc, 왕녀, 여왕)라는 이름을 부여함으로 그들의 정체성을 재정립하시고 언약의 표징인 할례를 명하셨다. 하나님 앞에서 중보 기도로 롯을 살렸던(19장) 아브라함이지만, 사라를 누이라고 그랄 왕 아비멜렉을 속여 언약의 위기를 맞았다. 마침내 그가 100세에 이삭을 낳았으나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시험하사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고 하셨고, 아브라함이 믿음으로 이삭을 드리자 하나님께서는 그의 씨로 대적의 문을 얻을 것을 약속하셨다.
2.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와 하갈
1)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창11:27-23:20)
본래 이름이 사래(yrc, 셈어의 여성형)인 사라는 '여왕'을 의미한다. 그의 나이 65세에 아브라함의 소명을 따라 가나안 땅으로 갔으나 그는 애굽에서 바로 왕에게 자신을 아브라함의 누이로 속여 위기에 처한다(창12:10-20). 그는 자신을 통한 자손의 축복을 무시하고 여종 하갈을 통하여 이스마엘을 낳게 하였는데 이 사건은 신약성서에서 '계집종'과 '자유하는 여자'의 비유로 해석되고 있다(갈4:21-31). 하나님의 약속에 대하여 웃은 그녀지만(갈 18:12) 하나님은 사라를 통하여 90세에 이삭을 주셨고 127세에 부르셨다.
2) 아브라함의 첩 하갈(창16:1-16;창21:8-21)
창세기 16, 21장에서 등장하는 하갈은 애굽인으로 아브라함의 종이었다. 그러나 그의 주인 사라의 잉태치 못함으로 인해 아브라함에게 취하여져 잉태하였다. 그로 인해 사라를 멸시한다. 이 일 때문에 사라로부터 학대를 받은 하갈은 광야로 도망하여 하나님의 사자를 만나 그의 자손의 번성케 됨을 약속받고 다시 돌아와 이스마엘을 낳았다. 그 후 사라가 이삭을 낳아 대연(大宴)을 배설(排設)할 때 이스마엘이 이삭을 히롱하여 사라로부터 쫓겨나게 된다. 하나님의 권고로(21:12) 쫓겨난 하갈은 브엘세바 들에서 하나님의 위로를 받는다.
3) 사라와 하갈에 대한 신약성서의 해석(갈4:21-31)
아브라함의 처 사라와 하갈에 대해 바울은 '계집종'과 '자유하는 여자', 즉 두 언약으로 해석하였다. 사라는 그리스도에 의해 제정된 '새언약'으로 상징되며, 하갈은 시내 산에서 주어진 율법인 '옛 언약'으로 상징되었다. 이는 사라가 하갈을 내쫓은 사건(창21:8-21)을 근거로 '영적 이스라엘 백성'이 '육적 이스라엘 백성'을 대신한다는 해석이다.
3. 약속의 자손 이삭과 이스마엘
1) 약속의 자손 이삭(창21-27,35장)
이삭(qjxy, 웃음)은 약속의 씨로 난 지 8일 만에 할례를 받은 첫사람이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순종의 연단을 받았다. 하나님의 아브라함에 대한 시험을 볼 때 이삭은 번제한 어린 양의 존재만을 아버지에게 물었을 뿐(창22:7) 반항하거나, 아버지의 번제에 저항한 흔적을 성경 어느 곳에서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이복형 이스마엘이 있었으나 하나님의 뜻에 의해(21:12) 장자가 되었다.
2) 육신의 후손 이스마엘(창16,21장)
'하나님께서 들으셨다'(창16:11; 창21:17)는 의미인 이스마엘(la[mvy)은 여종 하갈의 몸에서 아브라함이 86세때 헤브론에서 출생했다. 그는 출생 전부터 많은 자손의 축복을 받았으며(16:10), '들나귀'의 삶을 예고받았다. 그러나 그의 이복 아우 이삭이 태어나면서 바란 광야로 쫓겨나 애굽 여인과 결혼을 했다. 다시 한번 '큰 민족'의 축복을 받은(창21:18) 그는 12아들을 두었으나 항상 언약 밖에서의 축복만을 누렸을 뿐이다.
3) 이사과 이스마엘에 대한 신약의 해석(롬9:7,8;갈4:21-31)
신약성서는 언약에서 이스마엘을 철저히 제외시키고 있다. 롬9:7을 볼 때 아브라함에게 난 이스마엘을 의도적으로 약속의 씨에서 제외시키고 이삭만을 지칭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8절에서 이삭은 '약속의 자녀'로, 이스마엘은 '육신의 자녀'로 암시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징성은 갈4:21-31에서도 나타난다. 육신의 자녀는 강퍅한 유대인을, 약속의 자녀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새롭게 창조된 새 백성을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바울의 해석은 우리가 약속의 후손인 이삭의 계보에 속함을 밝혀준다.
하나님은 역사의 창조자요 주권자가 되신다. 인간은 그 역사 속에서 순종하며 살 때 참피조물이 될 수 있으며,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새롭게 창조된 약속의 자녀가 될 수 있음을 족장사(族長史)는 말하고 있다.
1. 아브라함의 가문
아브라함은 노아의 12대손이며, 그의 조상은 메소보다미아에서 우상을 숭배하는 자였다. 아마 바벨탑 사건 이후 모든 열국이 흩어지면서 그의 조상들이 메소보다미아로 이동한 것 같다. 그곳은 문명이 가장 발달한 지역 가운데 하나인데, 아브라함은 바로 우르라고 하는 그곳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우들은 나흘과 하란이다. 그런데 아브라함이란 이름이 그 당시에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이름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고대 근동의 고고학적 돌판의 발굴에 의하면 아브라함과 같은 이름이 종종 나타나기 때문이다. 1970년에 발굴된 Ebla 돌판에 독특하게도 성경에 나타나는 Mika-ia, Ish-mail, Ish-rail, Ab-ra-mus, 그리고 Dav-dum과 같은 이름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따라서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 중에 있었던 역사성을 가진 인물이지만, 그의 이름은 독특한 것은 아니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특별한 간섭으로 개명했고, 그 이름의 의미도 하나님의 섭리와 구속의 뜻이 담겨진 신학적인 이름이다. 그래서 성경은 아브라함을 소개할 때 구속의 섭리가 나타나 있는 '셈의 후손'이라고 한다. 따라서 아브라함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적인 인물만이 아니라 역사상의 실재 인물임을 알 수 있다.
2. 아브라함의 언약에 나타난 복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구속의 경륜 속에서 특별히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소명을 받을 때부터 미래의 축복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았다(창12:1-3). 그리고 하나님은 그 약속에 따른 행동으로써 직접 아브라함과 언약을 체결하여 그 복의 내용을 재확인하시고, 약속이 구체적으로 자기의 '씨'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것을 말씀하신다(창15:1-17). 오랜 후에(아브라함의 나이99세때) 하나님은 다시 아브라함에게 찾아와 12장의 약속에 근거하여 언약을 확인시키며 아브라함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하고 '약속의 성취'가 임박했음을 나타내신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언약을 체결하시면서 약속하신 복의 내용은 무엇인가? 문자적으로 현실적인 복인가 아니면 영적인 복인가? 이것을 확인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언약의 내용이 아브라함의 소명에 약속하신 것에 기초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이 받은 약속은 땅(기업), 후손(큰 민족), 안전 보장, 복의 근원(열방), 언약 관계의 형성이다. 이 모든 약속은 창17장에서 언약 관계를 공식적으로 선포하심으로 해석된다. 이 모든 약속은 어느 한 부분에 그 중요성을 두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모든 약속이 신화적, 구속사적으로 신약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브라함의 복의 내용은 현재성과 미래성을 가지고 있다. 즉 현실적으로 성취될 것이며, 동시에 영적인 복이라는 것이다. 이 복은 아브라함 당대에 성취된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은 5가지의 모든 약속을 성취하셨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을 택하사 큰 민족을 이루셨고, 기업으로 약속하신 땅, 가나안을 주셨고 언약 관계를 그의 후손들과 체결하여 지속하셨다. 또한 하나님은 그의 백성에게 안전을 보상하셨다.
그러나 당시 모든 족속이 복을 얻으리라는 약속은 성취되지 아니했다. 그러면 이 모든 복이 영적으로 언제 성취되었는가? 이 복들은 아브라함의 '씨'인 구속주가 오실 때 완전한 성취가 이루어질 것이며, 구속주를 통하여 그 의미를 완전히 드러낼 것이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의 언약에 나타난 복의 내용은 하나님의 구속 은혜를 가진 특별한 복이다. 그 복들은 구속주를 통해서 참의미를 드러낼 복들이다. 따라서 아브라함의 복에 나타난 구속의 내용은 이방인 구속과 그리스도의 오심, 그리고 그리스도가 오심으로 주어질 복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3. 아브라함에 대한 신약의 언급
아브라함에 대한 신약의 언급은 신약 전체에서 나타난다. 그 묘사도 다양하다.
① 그리스도와 관련하여(마1:1; 눅1:73; 요8:56; 행3:25)
② 성도들과 관련하여(마8:11; 롬4:1-25; 갈4:22-31)
③ 이신칭의와 관련하여(갈3:7-14)
따라서 아브라함에 대한 언급은 하나님의 구속사역과 관련한 모든 부분에서 나타난다. 이것은 구속사에서 차지하는 아브라함의 위치와 중요성을 말해준다.
4. 아브라함과 관계된 왕 아비멜렉
아비멜렉은 성경에 4명이 있다. ① 아브라함의 처 사라를 취하려 했던 그랄 왕(창20:1-18), ② 이삭에게 속고 이삭과 평화 조약을 맺은 그랄에 거하던 블레셋 왕(창26:1-34), ③ 기드온의 아들로서 왕이 되려고 자기 형제 70명을 죽이고 세겜에서 왕이된 후 여인이 던진 맷돌에 맞아 죽은 왕(삿9:1-54), ④ 다윗 왕의 제사장인 아비아달의 아들(대상18:16) 아비멜렉도 제사장이다. 따라서 아브라함과 관계를 가진 왕은 그랄 왕 아비멜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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