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과 철학은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발전해 왔다. 철학은 원시 신화로부터
시작하여 인간 이성을 사용하면서 발전하였고, 신학과는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철학의 기원과는 달리 기독교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활동으로 전환을 맞이하여 태동되었고, 신약의 예수에 관한 설명은 기독교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기독교와 철학의 태동하는 모습을 통해 신학과 철학이 갖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볼 수 있다. 신학과
철학은 수용할 수 있는 영역이 있기 때문에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으며, 공통점을 지니는 반면, 신학과 철학 사이에 존재하는 이성의 역할은 근본적 차이점을 보인다는 것이다.
신학과 철학은 계속해서 서로가 돕는 관계로 또는 비판의 대상으로 발전할 수 있겠으나 신학은 이런 철학과의 관계 속으로 정체성을 확보해야만
할 것이다.
신학과 철학은 좋은 관계였든 나쁜 관계였든간에, 서로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으면서 인류 역사 속에서 자리잡아 왔다.철학적인 신학이나 신학적인 철학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시대가
있었는가 하면, 또 융성하던 시기도 있었다.그러나 양자간의
관계에 대해서 명확한 이해는 곤란하다. 이것은 신학과 철학이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기인하기도
한다.
1. 신학과 철학의 기원
1) 신화의 발생과 신화 해석
교대 세계는 보편적을 자연 현상과 인간에 관한 것들을 설명할 만한 이성적 발달이 미미했고,
따라서 모든 것들을 신화적으로 표현하고 설명했었다. 그러므로 지역과 인종을 초월하여 신화가
발달하였고 존재하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러한 신화들은 해석을 요하게 되었는데, 바로 이 점에서 신학이 발생하게 되었다. 물론 이런 의미의 신학은
오늘날 일컬어지는 기독교 신학은 아니지만 인간에겐 여타 학문보다 신학이 제일 처음으로 시작된 것이다.
2) 신화에서 우주로, 우주에서
인간으로
신화 해석에서부터 인간의 관심은 점차로 변화하였다. 신화가 설명하고 있던 우주와
인간에게로 그 직접적 관심사가 이동한 것이다. 그래서 원시적 신학의 입장으로부터 인간은 철학적인 입장으로
변화하게 된다. 그러므로 철학은 원시적 신학이 다루던 내용을 인간 이성을 사용하여 직접적으로 다루기
시작하면서 발생하였고, 신학과 애당초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인간의 관심은 우주와 자연이라는 단계를 거쳐 인간으로 이동하게 된다.
3) 하나님의 계시와 예수그리스도의 출현
철학의 이러한 기원과는 달리 기독교 신학은 하나님의 역사 개입으로부터 시작된다. 구약을
통해 하나님의 선민인 이스라엘의 구원하시는 역사가 기록되고, 그 사건을 비롯한 여러사건들에 대한 해석이
주어지면서 유대교적인 신학이 시작된 것이다.이러한 신학의 태동은 예수그리스도의 탄생과 활동으로 인해서
획기적인 전환을 맞이한다. 구약의 해석가로서 뿐 아니라 새로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그리스도에게서 신학은 시작된 것이다. 신약은 예수그리스도를 묘사하고 설명하며, 신약에 대한 해석과 설명에서 기독교 신학이 태동되었다.
2. 신학과 철학간의 관계
1) 신학에 대한 반동으로서의 철학
중세기까지는 여러 과정들을 통해 기독교 신학이, 원시적 신학을 거쳐 발달한 철학보다
우월한 지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세가 무너지고 르네상스가 일어나고 계몽주의가 확산되면서
기존의 신학적 사고 방식에 대한 전면적 거부와 검토 운동이 일어났고 그로 인해 철학이 부흥되었다. 이러한
철학은 신학을 거부하고 인간 이성의 제자리 찾기 운동을 통해서 현재와 같은 입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2) 철학에 대한 신학의 비판적 평가
철학에 대한 비판적 평가들을 초대교회부터 꾸준히 존재해 왔었다. 아테네와 예루살렘을
구분했던 터툴리안(Tertullian)으로부터 종교개혁의 '오직
성경으로만'의 모토를 거쳐 철학은 회의만을 일삼는 사단의 앞잡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기도 했다. 또한 인간 이성에 대한 낙관적 기대에서 비롯된 여러 가지 철학 운동들이 전쟁 등의 비관적 상황에서
수없이 비판되었다. 그리고 철학도 신앙고백(전제들)과 사제들(철학자들)을
지니는 일종의 종교로 간주해야 한다는 관점도 생겨났다.
3) 철학에 대한 신학의 긍정적 수용
물론 이러한 반동과 거부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초대교회의 중요한 학파였던
알렉산드리아 학파는 철학을 이방인에게 주어진 계시로 간주하고 중시하였으며, 아우구스티누스와 아퀴나스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적 틀을 사용하여 신학을 구성하기도 하였다. 또한 현대에서는 실존주의와
해석학이 신학이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어 철학이 신학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상호 연관성을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신학과 철학이 갖는 공통점과 차이점
1) 신학과 철학의 공통점
신학과 철학이 상호 연관성을 맺기도 하고 영향을 끼치기도 하는 것은 서로가 수용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중세 철학은 신학의 주제들을 주요 논점으로 삼았었고 현대에서도 신학적 하나님을 철학적 전제로 삼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호 교환적 영향이 가능한 것은, 신학과 철학이 모두 인간의
이성을 전면적 혹은 부분적으로 긍정하고 사용한다는 점에 기인한다. 물론 이성의 역할에 대한 입장은 신학과
철학이 다르긴 하지만 둘 다 이성을 사용하고 이용하기 때문에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다.
2) 신학과 철학의 차이점
신학과 철학은 이성을 공통적으로 사용하지만 이성의 역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철학은
이성의 모든 것을 주관하는 전제와 방법론으로 작용하지만 신학은 이성의 계시 내용을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데 사용되는 수단에 불과하며, 이성이 계시 내용에 어긋나면 이성을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이성의 지위에 대한 근본적 차이점이 신학과 철학 사이에 존재하며 이것은 하나님과 계시를 믿는 신학과 그렇지 않은 철학의 입장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신학과 철학은 동반자로 또는 적대자로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양자간엔 언제나 공통 영역이 존재했었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다. 그러므로 신학은 철학의 방법과 논리와
체계를 받아들이되 그 체계가 전제하고 있는 개념과 목적은 철저히 거부하는 자세를 취해야만 한다. 신학은
신학 나름의 내용과 정체성을 확보해야만 신학으로서 의미와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1. 철학과 기독교 신앙
기독교가 그리스 문화군에 들어가자 마자 그 메시지는 곧 철학과 대립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에도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성서적 설교가 유대교와 기독교의 신앙의 교리를 낳았다는 사실에 그 근거를 두고 있었다. 또한 이러한 논의는 무엇보다도 성서적 설교가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주장하면서, 그러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는 사실에 의해서 필연적으로 대두되었다. 그러므로 기독교 메시지는 인생의 형성자로서의 철학에 대한 적대자로 나타났다. 초기 기독교에서 이러한 적대관계는 무엇보다도 기독교 설교자들의 과정이 스토아 학파와 견유(키닉) 학파의 유랑 교사들의 과정과 유사하였다는 사실에 의해서 부각되었다.
2. 학문으로서의 철학과 기독교 신학
성서적 종교들과 성서 이후의 종교들(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특징은 그것들이 메시지의 선포로부터 학문을 발달시킨 다는 점이다. 기독교 신앙과 생활 방식으로서의 기독교 신학은 학문으로서의 철학과 밀접하고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다. 첫째, 케뤼그마는 철학 및 신화학과 구분되어야 한다. 철학과 신화학은 직접적인 경험을 해석해주며, 인간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방식으로 그들이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회상시켜 주는 두 가지 방식이다. 즉 양자는 회상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메시지는 논증을 제시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판단과 은혜를 선포하는 것이다.
그러나 케뤼그마에 근거를 두고 있는 성서적 종교들의 이러한 특성 자체는 신학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케뤼그마 그 자체가 해석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선포된 하나님의
행위는 이전의 모든 행위들을 해석해 주고 있으며, 그 자체도 해석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그것은 주문의 암송에 의해 주술적으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해될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것들은 해석상의 논쟁들에 대한 성찰과 그러한 논쟁들에 대한 비판적인 결정에 도달하려는 노력의 형태를
띠게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수립된 신학은 이에 구약과 신약이라는 성서적 저서들 속에 그 선례를 가지로
있었다. 신학의 후대에 특히 헬레니즘 문화 속에서 철학과의 논쟁을 통해 그 방법론을 발달시켰다.
1) 철학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신앙의 메시지를 성찰하는 신학
신앙적인 메시지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수집되고 그러한 해석들에 대한 평가의 문제가 제시되자 신학은 곧 철학 못지 않게
상반적인 논증의 방법들을 필요로 하게 되었으며, 증거들을 기술적으로 다루는 법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증법과 논리학의 규칙들을 이미 철학에서 발달시킨 규칙들이 될 수밖에 없다. 논쟁을 할 때 각 논쟁들은 그의 논쟁 상대자가 자신의 주장들에서 일관성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논리적인
규칙에 호소할 수 있다. 이것은 메시지의 개별적인 주장들과 관련하여 그 메시지가 통합적인 전체를 이룰
수 있도록 그 메시지를 해석하려는 시도를 하게 한다.
2) 신학적 자기 비평으로서의 철학에 대한 신학적 비평
철학적 논쟁에의 개입을 막는 신학은 단순히 자연적 성찰에서의 자유를 위해 채택된 것은 아니었다. 그들 자신의 준거가 되는 용어들로부터 철학적 문제들을 배제시키려는 신학자들의 노력은 철학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의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 성서의 메시지를 해석하기 위해 철학적 성찰을 사용하는 것은 인간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과 혼합시키거나 성서의 이해에 대한 메시지를 헬레니즘화시키는 것, 다시 말해서 성서의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것을 그리스 사상의 조건들에 종속시키는 것이라는 의심을 받았다. 우주론과 초월적 분석에서의
철학적 문제들 및 논리학과 인류학의 철학적 원리들과 신학의 긍정적인 관계는 신학적 비평의 길을 열어 주었다.
3. 교회에 있어서의 철학적 가르침
하나의 신조와 하나의 교권을 지닌 하나의 교회는 어느 정도 동일한 신학을 견지할 수 있다. 교회는 하나의 신앙고백을 해석하고 그것을 보존함에 있어서 통합적인 신학을 필요로 한다. 또한 교권의 제안에 의한 이러한 표준적 신학은 그 방법과 개념들에 있어서 표준화된 철학을 내포하고 이를 가르칠 수도 있다. 따라서 교회의 정통성만을 주장한다고 해서 교회적인 철학의 외적인 요소들에 대하여 폐쇄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그 자체를 무시하고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표준적인 철학의 줄기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뿐만 아니라 그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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