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단강의 얕은 수로/수3:17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은 갖은 고난을 겪으면서 결국 40년 만에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입성하게 된다. 그런데 그들이 거쳐야 할 첫 관문은 다름 아닌 요단 강을 건너는 문제였다. 이 요단 강은 당시 우기를 만나 범람하고 있었고 현재는 작은 강에 지나지 않지만 당시로서는 제법 규모가 컸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가나안 입성과 더불어 요단과 맞닥뜨려야 했던 이스라엘의 역사는 후대에도 그곳을 넘나들며 이루어졌고 발전해 갔다. 그러한 역사는 이스라엘의 족장 시대로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영적 의미를 유추해 볼 때도 요단 강은 성도의 고난·시련·죽음 등과 결부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요단 강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과 역사적 사실에 대한 규명을 소개해 주고 있다. 요단 강은 깊은 역사와 사연을 담으며 이스라엘의 젖줄로서 구속사의 한 배경으로 기여하였던 것이다.
오늘날 이스라엘에 있는 요단 강의 좁은 곳은 웬만한 사람들이 건너갈 수 있을 정도의 작은 하천에 불과하다. 그러나 구약 시대의 요단 강은 상당히 큰 강으로 나타나고 있다. 바로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요단 강이 현재와 같이 작은 하천이라면 가나안 입성시 이스라엘이 마른 땅으로 건넌 기적이나 엘리야와 엘리사가 요단 강을 가르고 건넌 사건도 한낱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이에 관해서 혹자는 요단 강에는 얕은 여울목이 매우 많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요단 강 도하 사건은 얕은 여울을 건넌 것을 과장해서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주장들에 대해 성경의 무오성을 밝히고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밝히기 위해 구약 시대의 요단의 모습을 고고학을 통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1. '요단'(Jordan)의 어원
히브리어로 @dry(야르덴) 혹은 @dryh(하야르덴, h는 정관사)으로 불리는 요단강은 그 어원에 있어서 두 가지가 제시된다.
1) 인도-아리아 어원설
이 학설에 의하면 가나안어의 해(year)와 같은 어근을 지닌 요르(yor)와 강(river)을 나타내는 단어인 돈(don)의 복합어가 히브리어식으로 @dry(야르덴)인 것이 현재 '요르단'(Jordan)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단의 의미는 '영원한 강, 사철 흐르는 강'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don'이란 단어는 주로 유럽의 강들(다뉴브 강, 돈강, 드니스터 강, 드니퍼 강 등)의 어원으로 사용되었다. 이 점을 근거로 하여 일부 고고학자들은 지리적인 면이나 역사적인 면에서 요단 강의 인도-아리아 어원설을 반대한다. 그러나 펠레스틴에는 아마르나 서신(Amarna Letters0에 나오는 그일라(Keilah)의 슈와르다타(Shuwardata)등의 인도 아리안 계통의 민족이 살았다고 한다. 따라서 인도 아리안 어원설이 전혀 부적합한 학설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이 학설에 의하면 요단이란 명칭은 '비탈지다, 내려가다'의 뜻을 지닌 히브리어 dry(야라드)라는 동사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이 견해에 의하면 요단 강은 '빨리 흘러내리는 시내'를 의미한다. 이는 갈릴리 호수 위쪽의 요단 강을 잘 묘사한 것이다.
2. 요단 강의 형성과 구조
1) 요단 강의 형성
요단 강은 어떤 한 시기에 생긴 것이 아니라 긴 시대를 걸쳐 생긴 하수로 보여진다. 요단 계곡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두 개의 단층들 사이가 함몰되어 생겨났다. 진화론적 지질학에 의하면 첫 함몰은 신생대 제3기인 시신세(始新世)에 발생하였다. 그러던 것이 기후조건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다가 홍적세 중엽에 이르러 강우량이 많아져서 현무암들이 흘러 내려 충적토를 형성하였다. 그후 건조한 기후가 되면서 훌레 호수와 갈릴리 호수 그리고 사해가 만들어지고, 강은 충적토를 뚫고 전형적인 사행천을 이루게 되었다고 하니다.
한편 창조 과학적 입장에서 요단 강의 기원을 해석한다면 그 실제적 기원은 노아 홍수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이다.
2) 요단 강의 일반적인 구조
요단을 이루는 수원은 헤르몬(Hermon) 산의 나르바니아스(Nehr Banias)와 나르 엘 레단(Nehr el-Leddan), 나르 하스바니(Nahr Hasbani)그리고 레바논과 헤르몬 산 계곡의 나르 바레이그힛(Nahr Bareighit) 강이다. 공중에서 측정한 요단 강의 길이는 발원지에서 사해까지의 직선 길이가 약 130㎞에 이른다. 그러나 강의 실제 길이는, 사행천이기 때문에 320㎞가 넘는 긴 강이다. 구약성경에 많이 언급되는 요단 강은 갈릴리에서 사해에 이르는 지역을 의미한다. 이 지역은 약 104㎞의 길이이며 전형적인 사행천을 이루고 흐른다. 그리고 현무암을 뚫고 흐르므로 물은 항상 흐려 있는 상태이다. 이 지역의 강은 폭이 약 27-30m 이고 깊이는 약 0.9-3m이며 물살이 무척 빨라서 급류와 소용돌이가 곳곳에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을 배로 건너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므로 오히려 걸어서 건너는 것이 더 낫다. 걸어서 건설 수 있는 얕은 여울목은 약 60개 정도가 있다. 이 지역은 구약 시대에 매우 중요한 군사 지역으로 취급되기도 하였다(삿3:28,29; 삿7:24,25; 삿12:5,6; 삼상7:11등).
3. 요단 강 도하 사건
1) 요단 강 도하의 반론
여호수아 3장의 기록에 의하면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홍해 도하처럼 요단 강을 가르고 마른 땅 위로 건넜다고 전한다. 법궤가 물에 들어서자 요단 강이 아담 읍에 쌓이고 사해로 가는 물이 끊어졌다고 한다. 더욱이 여호수아는 이 시기를 모맥 거두는 시기로서 '항상 물이 넘치는 때'라고 하였다. 성경의 이 기사에 대하여 믿지 못하는 자들은 요단 강 도하는 얕은 여울목을 걸어서 건넜다고 주장한다.
2) 요단 도하의 증거
첫째, 히브리 단어의 증거로는 수3:13의 '끊어지고 쌓여 서리라'(trk 카라트, drn 나다드, dm[ 아마드)는 동사의 의미를 살핌으로써 알수 있다. 물이 분리되어 양쪽이 연결되지 않았으며 높이 쌓여서 마치 일어선 것처럼 되었다는 뜻이다. 마치 홍해 도하에서의 '물벽'처럼 되었다는 의미이다. 둘째, 요단 강 도하의 시기에 대해서는 수3:15의 '모맥 거두는 시기'로 되어 있고, 이때는 '물이 넘치는 시기'라고 한다. 아열대 기후인 여리고 지역은 태양력으로 3-4월경에 밀과 보리를 수확한다. 이때는 소위 늦은 비(봄비)가 내리는 우기에 속하여 비가 많이 오며, 또한 헤르몬 산의 눈이 녹아 흐르는 시기이므로 요단 강의 물은 넘치게 된다. 이 시기의 요단 강은 넓이가 30m 이상이 되고 깊이는 3-4m로 물살이 매우 빠르게 흐른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아무리 좁고 얕은 여울목 이라도 걸어서 건너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성경의 기록처럼 요단강 도하 사건은 기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요단은 창13:10에 의하면 소돔과 고모라가 있던 매우 비옥한 평야를 끼고 있었다. 그래서 여호와의 동산 같았다고 표현하며 모세가 들어가기를 소원한 곳이다. 예수의 세례와도 연결되어 있는 요단은 가나안의 젖줄이다. 그런데 이 요단을 마른 땅으로 건너게 하신 하나님의 목적은 장차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에 대한 하나님의 의지를 반영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요단 강의 우기 때 그 강을 걸어서 건너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이제는 하나님의 기적적 간섭과 능력을 믿을 수밖에 없다.
1. 요단 강 도하와 유사한 사건
왕하 2:8-14에 의하면 엘리야와 엘리사가 각각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요단 강을 가르고 육지로 건넌 사건이 나타나고 있다. 이때 '육지'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hkrh(하바라)는 '마른 땅(dry ground) 또는 광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단어는 출14:21의 홍해 도하와 수3:17의 요단 강 도하에도 같이 사용되었다. 따라서 요단 강 도하 사건들(여호수아, 엘리야, 엘리사)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권능에 의해 발생한 기적임을 알게 한다.
2. 요단 강이 말랐던 다른 사건들
1) 아담 읍에 대한 고찰
수3:16에는 "요단 물이 심히 멀리 사르단에 가까운 아담 읍 변병에 일어나 쌓이고"라는 표현이 있다. 여기서 아담(!da Adam)읍은 현재의 다미에(Dami도0라는 곳으로 밝혀졌는데, 그 위치는 여리고에서 북쪽으로 약 20㎞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그리고 사해에 dlm는 강물이 말랐다고 했는데, 이스라엘과의 거리는 약 9㎞였다. 왜냐하면 여리고와 사해간의 거리가 약9㎞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요단 강은 약 30㎞ 정도의 넓이로 갈라져서 말랐다는 것이다. 이는 진정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볼 수밖에 없다.
2) 아담 읍에서 발생한 사건들
프리(J. P. Free)에 의하면, 아담 지역에는 현재도 큰 절벽이 있어서 지진이 일어나면 절벽이 무너져 바위가 요단 강을 막게 된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1267년 12월에 절벽이 무너져서 16시간 정도 요단 강이 막혔고, 1927년 7월에는 약 46m의 절벽이 무너져서 21시간 30분이나 요단 강을 막았다고 전한다. 혹자는 이 사건을 통해서 여호수아의 기적도 이런 현상에 의한 것이라고 일축한다. 그러나 이 사건을 볼 때, 우리는 하나님을 더 찬양하게 된다. 만약 완전한 초자연적 기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하나님이 자연적인 지진 현상을 초자연적 힘으로 발생시켜서 강물을 마르게 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시건에서 일어난 기적을 결코 부인할 수 없다.
3. 요단 강과 관련된 기타 이적
자료해설 1. 에서 언급한 엘리야와 엘리사의 도하 사건 외에 요단 강과 관련된 기적은 왕하 6:4,6에 기록된 사건으로서 요단에 빠진 도끼를 엘리사가 떠오르게 한 것이 있다. 그리고 역시 엘리사와 관계된 것으로 왕하5:14에서 아람 나라의 나아만 장군이 요단 강에서 일곱 번 목욕함으로 문둥병이 깨끗하게 나았다는 기록이 있다. 신약에서는 예수께서 요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을 때, 하늘에서 음성과 비둘기 모양의 성령이 임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마3:13).
4. 요단 강과 관련된 구약의 지명들
1) wjry @dry l[ (알 아르덴 예레호) : 민26:3,63등에 나타나는 지명으로 '여리고의 요단강'을 뜻하며, 여리고에 가까이 있는 요단 강 지역을 가리킨다.
2) wdry @dryl rb[m(메에베르 르아르덴 예레호) : 민22:1, 수13:32, 대상6:78등에 나타나며 한글개역에는 '요단 건너편 곧 여리고 맞은편'으로 번역되었다. 그러나 원문의 의미는 여리고에서 요단을 건너는 의미로서 '여리고의 요단 강 동편'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3) hbrxh(하아라바) : 수3:16에 나타난다. 하아라바는 갈릴리에서 사해 사이의 요단계곡 전체와 양쪽 지역을 가리킨다. 그리고 사해에서 홍해의 다른 지류인 아카바 만에 이르는 계곡도 포함된다. 명칭 자체는 '거친 들'의 뜻으로서 평원지대를 이루고 있다. 신3:17에 의하면 사해(염해)를 '아라바'로 칭하기도 하였다.
4) @dryh @wag(그온 하아르덴) : 렘12:5, 렘49:19, 슥11:3 등에 나타나며 요단의 정글이란 뜻이다. 요단의 숲은 무서운 재난으로 비유되기도 하고, 사자의 서식지로도 나타난다. 당시에는 숲이 무성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5) ^dryh rkk(키카르 하야르덴): 창13:10, 왕상7:47에 나타나며, 그 의미는 '요단 계곡의 전체 지역'을 뜻한다. 단축형인 rkkh(하키카르)도 같은 의미로 창19:17,25, 신34:3등에 쓰였다. 왕하 18:23의 rkkh ^rd(데렉 하키카르)는 '요단의 한 길'이란 의미의 특정한 장소를 의미하지 않고 '지름길로'라는 부사적 표현으로 쓰인다.
6) @dryh twlylg(글릴롯 하야르덴): 수22:10,11에 쓰였으며 한글개역에는 '요단 언덕가'라고 번역되었으나 보다 원문에 충실하면 '요단의 지역들'이라고 해야 된다.
7) twks qm[(에멕 숙곳) : 시60:6, 시108:7에 쓰였으며, '숙곳 골짜기'라는 뜻이다. 이 지역은 얍복 강 하류와 그 근방의 지역을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
8) wjry t[qb(비크앗 예레호) : 신34:3에 쓰였으며, '여리고의 골짜기'라는 의미이다. 이는 사해 근방의 지역을 일컫는 일반적인 명칭으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