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의 결혼/행17:26,27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시고 친히 제정하신 제도는 가정과 국가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일반 은총에 의거한 선물로 국가는 인간사회의 질서를 잡기 위한 제도이다. 가정은 인간 사회의 기초를 이루며 사랑을 그 기본 정신으로 하여 하나님의 자기 백성에 대한 사랑과 그리스도의 교회에 대한 사랑을 보여 주는 기관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가정은 시대의 부패와 함께 타락해 가고 있다. 늘어나는 이혼률, 혼전 관계를 비롯하여 독신주의와 불신자와의 결혼 등이 주요한 이슈로 제시되고 있다. 혼탁한 결혼관을 바로 확립해야 한다. 가정이 무너지면 그 사회와 국가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가정이 무너지면 그 사회의 질서와 윤리도덕이 무너져 버린다. 우리는 기도교인으로서 결혼을 통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실천해야 하며, 비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인들의 결혼 생활을 통해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바울은 '믿음의 가정들'(갈6:10)을 구별하여 불렀다. 이는 믿음으로 결합된 가정을 가리키므로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다고 하심(창2:18)으로부터 가정이 비롯되었다. 남녀의 결합이 아름다울 때가 있고 사랑스럽지 못할 때가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문란함을 싫어하신 때문이다. 하물며 '믿음'이 다른 자들이 '멍에'로 결합된 상태에서, 가정의 목표가 원만히 성취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며, 만약 이루어진 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대가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 대가는 상처뿐인 영광일 수도 있을 것이며 성취되기 전에 파탄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짝지어 주셨다면 결코 이혼에 이르지 아니할 것이며,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의 판단으로 갈라서기로 했다면 하나님께 대한 반역과 불순종과 불신 행위인 것이다.
1. 독신주의는 잘못된 것인가?
1) 성경과 독신주의
독신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나 아무에게나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독신의 은사를 주신 사람은 이를 하나님의 선물로 인식하고 하나님을 위하여 결혼의 유익을 쉽게 포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땅 위의 결혼 관계가 부활 이후에도 지속되는 것이 아니므로(마22:30)결혼하지 아니한 독신자들이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2) 독신주의의 문제점과 독신자들의 바른 자세
독신이나 독신 생활을 미화(美化)하고 광신(狂信)한 나머지 결혼 생활하는 자들을 나쁘게 생각하거나 좋지 않게 평가하려는 '독신주의'는 옳지 않다. 왜냐하면 예수나 바울이 교훈에 독신을 인정(마19:11,12; 고전7:7)하고 있음은 사실이나 결코 독신을 결혼보다 우위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독처함이 좋지 못하다고 평가하시고 결혼 제도를 내셨다. 그러나 특별한 사람에게는 독처하도록 허락하셨다. 그러므로 독신자들은 독신주의를 버리고 다른 사람의 결혼을 긍정해야 한다.
2. 혼전 관계는 정당한가?
1) 남녀의 구별 및 혼전 관계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법도와 율례를 주시고 남녀를 구별하시고 서로 사모하게 하신 것은 타락 이후에 인간을 구원하시는 새로운 섭리 행위이다(창3:16). 타락 이전에는 단 한가지만을 제외하고는 임의로운 행위가 허용(창2:16)되었고, 그들은 벌거벗음에 대한 구애받음이 없었다(창2:2 5). 그러나 타락 이후 남녀의 직능을 분명하게 구분하시고 성적 결합의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부과하셨다(창3:16,17). 하나님의 법도와 율례는 결혼 관계를 정당화하고 결혼 관계가 아닌 남녀 관계를 정죄하고 있다. 이것은 합법과 불법을 구분시키심으로 범죄의 타락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 준다. 하나님과 그 백성의 관계를 혼인에 비유하고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 아닌 다른 우상을 섬기는 것을 간음으로 규정한 것은 남녀의 관계를 오직 결혼이라는 규범으로 제한하신 것이다.
2) 혼외 관계의 금지 이유
선악과를 범하지 않아야 하는 단 한가지의 금령(禁令)을 지키지 못한 인간에게 내리신 많은 금령들 중의 하나가 간음 규정이다. 어른에게는 자유를 많이 주되 어린이에게는 자유를 억제하고 보호 장치를 더 많이 설치하심과 같다. 남녀간의 육체적 교섭이 없이 완전한 결합을 이룰 수 없음을 남녀 관계의 원형이었지만, 에덴동산의 타락으로 인하여 보호 구역이 가정과 결혼을 중심하여 그 바깥 테두리에 설정된 것이다. 구원 받은 자의 자유함은 방종에 있지 아니하고 규범을 준수하는 순종의 삶 가운데 있는 것이다.
3. 불신자와의 결혼
1) 결혼의 모형
믿음의 가정(갈6:10)은 하나님께서 짝지어 주신 남녀가 하나님의 언약에 따라 자녀를 낳아 기르는 거룩한 터전이다. 성경이 제시한 결혼의 모형은 교회와 그리스도의 관계로서 신랑 예수가 순전하고 정결한 신부인 교회를 심히 사랑하사 자신의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신부를 위한 속전을 공의롭게 납부하심과 같다. 결혼한 남녀의 순결함과 희생 정신이 교회와 그리스도의 관계성 속에 예표된 것이다.
2) 불신자와의 결혼이 갖는 위험성(수23:12,13)
그리스도께서 제사한 결혼의 모형을 따르며, 믿는 자가 불신자와 함께 힘겨운 멍에를 끝까지 감당해 나갈 수가 없다(고후6:15). 세상과 벗함은 하나님과 원수 맺는 것이다(약4:4)
가나안 땅에 입성한 이스라엘 백성 앞에는 이방인 처녀와 총각이 많이 있었으나 그들과의 결혼은 금지되었으며 징계가 내려지기도 하였다(신7:3). 왜냐하면 불신 배우자로 인하여 여호와를 떠나게 되고 다른 신들을 섬기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하나님은 진노하시고 갑자기 불신자와 결혼한 가정을 징계하시는 것이다. 흔히 불신자와의 결혼을 선교 차원에서 긍정하려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영적 간음의 시작이 이방인과의 교제에서 비롯됨(출34:15)을 명심해야 한다.
4. 이혼과 재혼
1)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결혼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의 딸들과 결합함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므로(창6:2,3). 부당한 결혼으로 말미암아 땅에 죄악이 관영하였고 급기야 홍수의 심판을 자초하였다. 하나님의 뜻은 인류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위에 충만한 것이었으며 결혼을 통하여 그것을 이루고자 하셨다. 그런데 결혼의 타락은 이 땅 위의 모든 생명을 멸하는 원인을 제공했던 것이다.
2) 이혼과 재혼에 대한 합당한 결혼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부부를 나누게 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를 들어도 부당한 범죄 행위이다(마19:6).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아니하고 육체적 욕망과 인간적 정략으로 맺은 결합은 불가피하게 파멸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재혼을 무조건 금기(禁忌)로 여길 수는 없다. 그것은 장애를 당한 결혼 관계를 새롭게 형성하는 것이므로 결혼을 금기시할 수 없음과 같다. 이혼증서(신24:1)를 빌미로 부당하게 이혼을 함은 범죄행위이며 그 후의 재혼은 음욕을 추구한 것이다. 또 부당하게 버림받은 겨자와 혼인함을 금한 것(마5:32)은 재혼을 금하신 것이 아니라 부당한 이혼에 대한 말씀이다.
세상에 수없이 많은 부부들이 있으나 그들이 기독교인 사이의 결혼이며 믿음의 가정이라면 혼전 관계, 불신 결혼, 이혼이나 재혼의 문제들이 존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믿음의 가정을 지키는 길은 오직 하나님이 정하신 경계를 인정하고 그 규범 가운데 거하는 것이다.
1. 성서 속의 결혼
생물학적으로 남녀간의 짝짓기를 항구화(恒久化)와 유일화(唯一化, 단독관계)시킨 사회제도가 결혼이다. 결혼은 성관계를 제한시키며 서로간의 책임을 부담시키는 역할을 한다. 남녀가 심신(心身)을 서로 허락하고 공유하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도록 성서는 결혼을 규정하는데 그 형태별로 분류하면 7기자가 된다.
1) 여자 중심의 결혼 : 자녀를 다스리는 책임이 아내에게 있고 남편은 바깥 일에 치중한다(야곱이나 모세의 경우는 아내의 친정에 처가살이를 하였고, 삼손의 경우는 아내가 사는 딤나에 있는 처가를 수시 방문한 결혼 형태, 삿15:1).
2) 남자 중신의 결혼 : 남편이 재산권과 가정 통솔의 권위를 가진다. 아내의 자유와 권리가 부분적으로 허용되지만 족보나 인구 조사 명단에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는다(아들의 모계가 기록된 것은 일부다처의 경우뿐이다; 룻4:18-22).
3) 일부다처혼 : 자녀를 생산 할 목적으로 다수의 여자와 결혼하는 남자 중심의 결혼 형태(아브라함 등).
4) 일부일처혼 : 일부다처혼의 퇴화(창2:24; 출20:17).
5) 이방인과의 통혼 : 모세와 요셉이 이방여인을 취한 경우. 가나안 정복 이후 종족혼합을 유발함(출2:21; 창41:45).
6) 동족결혼 : 다른 씨족과 결혼을 거부한 풍습(이삭과 야곱의 혼처를 고향에서 물색한 관습; 창24:4,10; 창28:1,2).
7) 수혼(嫂婚) : 과부가 족은 남편의 형제와 결혼하여(신 25:5-10) 남편의 이름과 재산을 지속하는 순수성과 폐쇄성을 특색으로 한다.
2. 성서 속의 독신 형태
성서 시대에 과부는 있었으나 미혼의 노처녀는 없었다. 성적 기능상 무능한 자(신23:1)는 사생아(私生兒)와 마찬가지고 공민권(公民權) 제한을 받았다. 독신자의 존재는 또한 내시(內侍, 마19:12)로 나타나 있다.
3. 혼전 성행위 찬성론
① 사생아 출산에 따르는 문제가 제거되고 양심에 가책 없는 성숙한 자득간의 성교를 금할 수 없다(Leo Koch, 생물학자). ② 결혼 적령기의 남녀의 숫자가 일치하지 않는 한 일부일처제를 표준으로 삼지 못한다. (J.Fletcher). ③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와 상처를 주지 않는 행위가 부도덕할 수 없다(Joseph Fletcher, 상황윤리학자). ④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한 준비(George Murdock, 예일대 교수).
4. 가정 성화(聖化)를 위한 기도
주 하나님! 하늘과 땅 위 모든 가정은 당신에게서 생겨났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당신은 사랑이시고 생명이십니다. 여자의 후손으로 태어나신 성자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거룩한 사랑의 샘이신 성령을 통하여, 지상의 모든 가정이 세세대대를 생명과 사랑의 참성소가 되게하소서. 당신의 은총으로 이 부부가 생각하는 것과 행하는 모든 것이 자신과 온 세상 모든 사람에게 선과 유익의 되도록 이끌어 주소서. 가정 안에서 가족의 인간성을 존엄하게 지켜주시고 진실과 사랑으로 건전한 발전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하나님이 세우신 가정의 견고한 곤란과 역경을 극복하는 사랑의 지주(支柱)가 되게 하옵소서. 세상 속에서 이 가정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케 하옵시고 사랑으로 예수의 향기를 전하는 근원이 되게 하옵소서. 생명이시고 진리이시며 사랑이신 당신께 성자의 이름으로 간구합니다. 아멘(시노드주교회의 1980년에 발표된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기도문을 개작한 것임).
5. 기독교 가정헌장
① 가족은 하나님이 맺어준 특수한 사랑의 관계로서 남녀노소 동등한 행복을 추구하고 이를 위한 의식주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② 부부는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순결을 지키고 평등한 동반자로서 도와야 한다.
③ 부모는 자녀가 하나님의 선물임을 믿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바탕으로 자녀와 인격적으로 대화하고 이해하며 정직하고 근면한 삶의 본이 된다.
④ 부모 중 한쪽 또는 양쪽 모두 없는 가정이 소외되거나 불평등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되며 인간적인 긍지를 갖고 살아가도록 경제·문화적으로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 보호 받아야 한다.
⑤ 자녀는 부모를 공경하며 부모의 참뜻을 이해하고 따라야 한다.
⑥ 형제 자매는 한 피 받은 사이임을 감사하며 함께 나누는 일에 협력해야 한다.
⑦ 장애자 가족이 있는 가정은 일반인과 똑같이 교육받고 생활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워져야 한다.
⑧ 가정은 모든 이웃과 더불어 사는 데 힘써야 하며 밝은 미래사회 건설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⑨ 가정은 파괴된 자연계와 인간 사회에서 창조 질서를 회복하는 일에 기여해야 한다.
⑩ 가정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국가로부터 최대한 보호 받아야 한다(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창립 35주년 기념대회 1991.3.20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