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 문화란?/요8:32
현대에 들어서면서 새롭게 대두된 사상과 문화가 있다. 그것은 급속도로 많은 지식인들과 여러 분야에 침투되었고, 이제는 그것에 대하여 언급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될 정도이다. 그것은 바로 포스트모더니즘이다. 포스트모던(post-modern)이란 '현대 이후' 또는 '탈(脫) 현대'로 번역되는데, 현대까지 진행되어 온 기존의 사고방식 및 가치체계를 벗어나 새롭고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을 하자는 운동이다. 이것은 건축양식에서 시작되었으나 점차 그 영향력을 사회와 문화의 거의 모든 분야에 행사하게 되었다. 건축, 미술, 음악, 문학, 연극, 영화, 패션 심지어는 신학에 이르기까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역은 매우 광범위하다. 기독교인들은 현대의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해야 하는가? 본 연구에서는 포스트 모더니즘이 건축, 연극, 패션 등의 실제 영역에서 어떻게 나타나며, 그것이 가지는 한계와 문제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21세기를 목전에 둔 현시점에서 세계는 분명 2차 대전 직후까지의 세계를 규정하던 근대적 특성과는 많은 점에서 구별되는 현실적 변화들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변화를 적절히 기술, 분석, 설명할 매력 있는 방법적 이론적 도구나 가치 지표는 아직도 제시되고 있지 않다. 서구의 포스트모더니즘은 하루아침에 대두한 논리방식이 아니라 꽤 오랜 토론 과정과 지적 역사를 갖고 있고,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근대적 도구 이성 비판에서부터 데리다의 해체론에 까지 이르는 일련의 중요한 선행 논의들을 거치면서 형성된 것이다
건축 분야에서 비롯된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제 건축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적 상황, 정치적인 입장, 경제적인 여건, 사회적인 배경 등 거의 모든 영역으로까지 그 세력을 확장하게 되었다. 포스트모더니즘을 말하지 않고는 아무 것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것은 문학 배경을 포함하는 현대 철학과 예술 비평에서 가장 대표적인 명칭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으며, 그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게 되었다.
1. 포스트모더니즘이란?
1) 포스트모더니즘의 모호성
우리는 탈 근대를 의미하는 post-modern을 얘기하지만 근대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반세기에 서구에서 진행된 근대 비판의 내용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리오타르는 포스트모더니즘이 '근대적 거대사회의 불신과 회의'에서 출발한다고 말함으로서 포스트모더니즘의 발생론적 동기를 가장 잘 요약하는 한편 철학, 예술, 역사, 사회론적 태도와 방법론의 특성이 어디 있는가를 잘 기술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단어에는 19세기말이래 문학, 예술 분야의 게임규칙들을 바꾸어 놓은 여러 분야들과, 그 변화에 따른 현대서구의 문화상태를 포함한다. 이것은 여러 가지 과학 진보의 산본이다. 작업가설-후기산업시대라고 알려진 단계로 접어들고, 문화가 포스트 시대라고 알려진 단계로 접어들면서 지식의 지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2)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의
실버만(H.J. Silverman) 교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중심으로부터의 무한한 분산 작용이라고 말한다. 즉 인간이 탈 인간화되는 시대, 타인과의 동질성 추구보다는 이질성 추구가 더 요구되는 시대, 불가능성에 대한 체념보다는 도전이 더 필요한 시대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은 그 영향력을 발휘한다. 모더니즘화된다는 것은 전통과의 단절, 끊임없이 반복되는 전통적인 주제와 화제와 신화에 대한 거부, 자의식적으로 새롭게 되는 것, 시대적인 유행에 부응하는 것, 자신이 속한 사회·문화적 여건에 대한 비판, 현실을 반영하기는 하지만 있는 그대로를 객관적으로 아무런 평가없이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한 그대로를 주관적으로 반영하는 것, 즉 예술가에게 특히 유용한 초월적이고 비판적인 의식을 가지고 반영하는 것 등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조각조각 분산되어 있고 불연속적이며, 다면적이고 확신적이다. 인간은 자신들의 지배적인 지식을 더 이상 확신할 수 없게 되었으며 진리와 정의를 핵심적으로 서술하기 위해서 충분히 합법적인 면을 제기할 수 없게 되었다. 철학, 역사, 종교 및 예술이 그 자체의 권위를 상실했다.
2. 건축
옥스퍼드 사전은 건축을 "인간의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유형의 건물을 축성하거나 세우는 예술이나 과학"으로 보고 빌딩을 '건물의 축성을 실천하는 것'으로 구분한다. 건설은 건축과 빌딩의 공통점을 제공함으로써 이 두 영역 사이에 존재하는 '공통 기원'을 제공한다. 한편 형식과 특징을 구별하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분열은 체계적이다. 칸트(Kant)는 모더니즘의 실패, 힘의 과학에 의해서 건축 예술을 추론하고 규정하려는 시도의 실패, 즉 건축 영역에서 인간을 제외시키고 결국은 비특징적인 공간을 창조하여 '장소'가 지니고 있는 그 모든 '주거적인 특징'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단순한 위치로 전환시키지 못한 실패를 예견했다. 건축가는 기하학을 활용하였는데 그것은 기하학이 '순수이성의 가장 성공적인 확장'으로서 인간의 합리적 지성과 조화를 이루는 엄격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 아니라 규칙과 컴퍼스의 사용법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탈건축'에 대한 인식은 그 잔여분이 지니고 있는 이질성과 잠재력의 실패와 분산에 정확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보편적인 영역을 능가하도록 하는 한도 내에서 가능하다.
3. 연 극
아르토드(Antonin Artaud)는 1930년에 출간된 그의 저서 「연극과 이중성」에서 포스트모던 연극을 체계적으로 언급하였다. 아르토드는 연극에서 모든 표상 행위의 종말, 작가의 언어가 죽은 연극을 대체하는 신성한 제스처 연극, 텍스트의 노예가 됨에 따라서 자기 자신과 분리될 수 밖에 없는 배우의 해방, 화염에 의해 나타나는 순수한 육신의 현존, 수동적인 관조, 연극을 대체하는 축제적인 참여 연극을 주장하였다. 아르토드는 전통적인 표상극에서 그 자신이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을 극복함으로써 또는 자신이 강조하는 '불가능한' 신성극을 도입하고자 노력함으로써, 자신의 '잔인극'에서 암시한 새로운 도전을 추진하였다.
4. 패션과 상품 형태
오늘날 모든 상품 중에서 패션으로서의 상품은 지나칠 정도로 과잉공급되고 있다. 그 패션은 일시적인 휘발성 성격을 띤 것들이기 때문에 후기 자본주의의 소비 사치나 포스트모던 사회의 지배적인 경향과의 대립을 연구할 수 있는 전형적인 영역이다. 실제로 패션이 체계로서 지니고 있는 형식적인 특성에 비추어 볼 때, 패션은 왜곡적이고 표피적인 논리, 즉 주변을 맴돌거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지니고 있는 핵심적인 주관성을 끊임없이 감추고자 하는 논리를 드러낸다. 포스트모더니즘을 후기 자본주의의 생산방식을 강화하고 재조직하기 위한 새로운 측면으로 이해한다면, 패션은 판매를 촉진하는 추진력과 같은 것이고 소비 자체에 대한 지배적인 방식이며 끊임없고 한정할 수 없는 소비 양상의 팽창으로 볼 수 있다.
포스트모던 문화란 바로 탈근대화된 시대의 문화로 전통문화와 질적으로 다르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전통 사회의 가치관이 흔들리고 사라짐에 따라서 새로운 사회·경제 구조에 의거한 새로운 가치관이 세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 갈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와 목적이 없이 모든 것은 개인에게 달려 있으며 스스로 개척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인간은 불확실하며 한계가 있는 존재이기에 그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인간의 불확실성이 아닌 하나님의 확실성에 근거한 삶을 살아야 한다.
1.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
1) 규정성의 거부
모더니즘이 중세의 권위와 전통에 대항하여 대두되었듯이 포스트모더니즘은 현대의 모더니즘에 대항하여 모더니즘이 세워 놓은 규정성을 거부하고 무너뜨리려는 경향이다.
2) 확정성과 결정성의 거부
포스트모더니즘은 기존의 확정성과 결정성을 거부하고 불연속성, 탈중심, 임의성, 반항 등을 기본 성격으로 삼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상대성 원리나 불확정성 원리 등의 과학사조가 대두되어 기존의 사유체계에 흠집이 생기자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기존의 틀을 깨는 해체적 성격으로 나타난 것이다.
3) 주체의 거부
현대의 모더니즘은 데카르트와 같은 인간 중심의 합리적 사고에서 기반이 세워졌는데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러한 사상적 토대를 거부하며 인간의 주체성을 거부한다. 이들의 견해에 따르면 인간은 주체성을 가진 세계의 중심적 존재가 아니며 단지 역사와 언어 속에 존재하는 작은 존재일 뿐이다.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의 주관심은 인간 자체보다 인간의 존재를 가능케 하는 수단인 언어에 있다.
4) 총체성의 거부
포스트모더니즘은 총체성과 전체성을 거부하며 파편화에까지 이르기를 시도한다. 더불어 사회, 이념, 인간의 파편화에 까지도 나아간다.
5) 대중문화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은 개별성을 심하게 강조하며 민주적이고 대중적인 문화 형성을 시도한다. 아울러 각자의 실생활을 예술의 다양화로까지 연결시키려 한다.
2. 포스트모더니즘의 문제점
1) 전통과 규범의 파괴 가능성
기존의 전통과 규범을 해체시키고 그와 반대되는 개념들을 주장하기는 하나 새로운 창조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며 가치와 규범의 혼란을 야기시킬 소지가 크다.
2) 책임적 주체의 상실 가능성
포스트모더니즘은 인간 주체를 거부하기에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주체성과 존엄성의 부정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3) 윤리적 허무주의의 가능성
전통과 규범을 거부하고 해체하려는 경향을 가지기에 객관적 지식과 기존의 규범화된 도덕을 배척하여 인간 삶에 있어서의 최소한의 질서마저도 무너뜨릴 소지가 있다.
4) 퇴폐 문화의 가능성
이들은 민주적이며 대중적인 문화창출을 제창하는데 그 형태는 파격성과 감각적 충격에만 거의 집중하고 있기에 보수적인 경향이 퇴색되어 퇴폐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3. 종교다원주의
종교다원주의는 포스트모더니즘에 그 사상적 기반을 두고 있는데 그 이론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다.
1) 감각의 종교는 자기의 주장만을 절대화시켜서는 안된다. 이는 모든 종교를 상대적으로 이해하며 기독교 또한 예외 일수 없다는 결론이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대표적 신학자는 트뢸취(E.Troltsch 1865-192 3)이다.
2) 모든 종교는 목표가 같다. 모든 종교, 특히 7대 세계 종교는 본질적인 면에서는 동일하나 비본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주장자는 토인비(A.J.Toynbee 1889-1975)이다.
3) 종교의 공통 심리는 상징을 통해 드러난다. 칼 융(K.G.Jung 1875-1961)과 같은 학자는 "종교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기원은 신화와 상징을 통해 드러난다. 따라서 자기 종교만이 진리라고 절대화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한다.
4. 종교다원주의 비판
1) 포용주의와 다른 것이다. 타종교와의 원활한 관계와 화합, 또는 교류를 통해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것과 거리가 먼 것이 종교다원주의이다. 종교다원주의는 다른 종교를 단순히 포용하는 것이 아닌 모두 인정하고 진리라고 동조해 주는 것이다.
2) 모든 종교의 구원의 길은 궁극적으로 같다는 것이다. 종교다원주의자들은 타종교에 대해 자기들의 기독교 신앙을 상대화시켜 버린다. 따라서 기타 다른 종교도 구원에 도달하는 길로서는 같은 것이다.
3) 성서적 기반이 없다. 신구약성경을 통틀어 성경은 기독교만이 유일한 진리이며 또한 구원의 통로라고 선언한다. 성경의 어떤 곳에도 상대주의를 포용하는 가르침은 없다. 또한 그들의 상대적인 관점은 성경과 타종교의 경전을 동일시하는 것과 일반이다.
4) 다른 신을 섬기도록 유혹하는 적 그리스도적인 사상이다. 종교적 진리를 상대화하기에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애써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은혜를 찾아 그 신앙을 의지할 필요가 없도록 만든다. 성경이 가르치는 삶이 마음에 안들 때는 다른 종교(예를 들면 윤리적 규범이 기독교보다 약한 힌두교)로 바꾼다고 할지라도 거기도 하나님이 있기에 구원을 입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