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삶·

자본주의는 성경적인가?/시24:1

제이비젼 2017. 5. 17. 00:24




  세계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양대진영으로 나뉘어서 대립해 왔다. 소련에서의 공산주의 몰락은 이 양대 구도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아직도 그 구조는 변화됨이 없이 존재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6·25를 전후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하여 반공(반공) 사상이 마치 성경의 사상이며 그것만이 교회가 취해야 하는 입장인 것으로 생각해 왔다. 반면에 자본주의는 성경적인 체제로서 교회가 지지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성경은 자본주의 체제도 사회주의 체제도 지지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이 2가지 체제는 모두 성경적 사고와는 거림감이 있다. 비록 자본주의 체계가 사회주의 체계에 비하여 우월한 면이 있지만, 또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하여 최근에는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닌 성경적 경제원리(희년 제도, 초대교회의 경제 양식)을 추종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시장경제 원리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는 경제적 성장과 부의 축적, 기술과학의 발전, 식량과 소비재, 의료와 교육에 대한 기본 욕구의 해결 등 그 기동성 때문에 사회주의 체제에 비해 우월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장경제는 가난한 사람을 주변화시키고 그들의 기본적인 욕구인 식량, 건강, 주택, 교육, 고용, 사회보장 제도 등으로부터 소외의 문제를 발생시켰다. 이윤추구라는 궁극의 목적하에 자연과 환경이 파괴되어 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최대이윤의 원리가 절대화되고 인간에 대하 자본의 비인간적인 지배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


1. 자본주의의 발달


 자본주의란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시장 경제 내에서 상품의 수요와 공급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상품가격 결정 원리가 상품의 생산, 생산방법 그리고 공급방법을 결정한다는 원리에 바탕을 둔 일종의 경제 체제"이다. 본격적인 자본주의는 유럽이 상업적 경제 체제로 옮겨가던 중세에서 비롯되었으며 17세기에 즈음하여 경제 체제로서의 봉건주의를 해체하기에 이르렀다. 19시게에 이르러 아담 스미스는 자유방임적 자본주의를 좋아하면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보다 나은 공공의 복지를 말하였다. 자본주의는 20세기초 자유경제 체제의 불평등을 예견하고 결국은 프롤레타리아의 자기 해방투쟁에 의하여 자멸할 것이라는 사회주의 혁명이론에 의해 위협받았다. 이와 함께 자본주의의 폐단을 보완하는 혼합경제 체제의 원리가 모색되었다. 그러나 붕괴된 것은 사회주의였다. 세계는 점차 자본주의 원리에 의하여 지배당하고 있으며 경제력의 강약에 의하여 세계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 있다.


2. 자본주의의 원리


 ① 자유시장의 보장은 정치 권력의 개입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소극적 의미와 이윤의 자유로운 추구라는 적극적인 동기가 자유경쟁의 원리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인간은 실리주의적이며 결과론적 윤리의 원리에 의하여 자기 이윤의 추구에 노력한다. ②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부는 사회의 공공복리를 증진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므로 모든 개이들에게 자유를 보장하고 그 자유 안에서 이윤추구 활동을 보장하는 것 이외의 개입을 해서는 안된다. ③ 모든 인간의 이기적 본성은 공공의 선을 위해 봉사하는 한에서 인정되며 이런 공공의 복리를 위해 이윤추구를 위한 자유가 극대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경쟁과 가격조정 장치를 통하여 경제적 자원이 정의롭게 분배될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하고 있다. 즉 자유로운 경제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사회 전체의 복리적 수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3. 자본주의와 기독교 사이의 갈등들


 1) 인간 본성 및 인간 관계

 기독교는 하나님의 형상을 상실한 인간의 현실을 죄로 규명한다. 그리고 자기 사랑의 동기에 의한 행위는 기독교적 사랑이 아니라고 본다. 기독교는 이간의 이기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데 이는 자기 이익추구의 동기를 공리적 선의 근거로 보는 자본주의와 배치되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자유경쟁의 원리하에 경쟁에서 살아 남고 적응한 자들만이 생존 할 수 있다는 공리가 작용한다(이에 대해 마태복음 20장의 포도원 품꾼의 비유를 들기도 한다).

 이는 경쟁에 뒤진 자들에 대한 배려의 여지를 가지지 않는 비인간적 상황을 연출한다. 결과적으로 자본주의의 경제의 원리는 소수의 부자들과 다수의 가난한 이들을 양산해 내는 구조적 모순을 불러오게 된다. 이에 의하여 새로운 신분제가 형성되는 세계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인간의 고귀한 존엄성에 대한 인식과 사랑을 이상으로 하는 기독교와 배치되는 것이다(출22:21, 22, 25, 26; 출23:9,12).


 2) 가치 체계

 자본주의는 외적인 가치를 내면적 가치보다 우월하게 보는 실용주의적 세계관을 형성한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고(막2:27,28)내면적이며 영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기독교 윤리는 도전을 받는다. 풍요의 우상과 하나님은 함께 섬길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마6:24).

 

4. 자본주의의 문제점들


 1) 비인간화 및 자연환경 파괴

 자본주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사물의 가치가 그 교환성과 시장성의 관점에서 결정된다. 사회 구성원은 피동적으로 주어진 삶을 사는 사람으로 전락하고 만다. 시장경제 제도의 절대화는 인간의 의식과 행동양식을 상품의 생산자, 판매자, 소비자로서의 행동으로 단순화함으로써 일차원적 인간으로 만들 가능성을 가진다.

 또한 개인주의적 사회 이해는 인간과 인간 사이를 형성하고 있는 본유의 사회성을 파괴하였다. 한편 상품을 팔아서 최대의 이윤을 얻는 것을 궁극의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는 상품화되지 못하거나 높은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자연을 남용하고 더럽힌다. 이는 곧 자연과 환경의 파괴와 생명의 파괴를 초래한다. 


 2) 권력의 집중과 인간 공동성의 파괴 

 보이지 않는 손은 오히려 풍요와 빈곤의 양극적 현상을 낳았고 분배적 정의를 이루어 내지 못한 가운데 소수의 힘을 가진 자들에 의한 심각한 경제적 불균형을 초래하였다. 경제 발전은 자유경쟁에서 낙오되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다. 자유경쟁 시장체제에서 통용되는 가치들, 즉 경쟁, 능률, 성공 등의 우상화(롬1:23)는 가난한 민중, 어린이들, 여성들, 제3세계 민중들 등 희생양이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만들었으며 결과적으로 인간이 지녀야 할 공동성을 파괴하고 말았다.


 천지는 여호와의 것이며(시 24편) 우리는 청지기에 불과하다. 경제질서 역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 내에 항존하고 있는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현실들에 눈을 돌려야 한다(신15:7-11; 신24:19-22). 노동 역시 창조와 구속에의 참여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성경은 소유나 부 그 자체보다 우리의 부 가운데서 하나님을 망각하는데  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신8:17,18). 청교도들의 경제윤리는 사적 소유권은 용인되지만 사용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는 기본정신을 지니고 있었다. 인간을 도구화하며 물질이 우상화되는 자본주의는 하나님의 뜻에 일치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갱신되어야 할 경제 체제이다. 

 교회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깨어진 관계의 회복 그리고 구조적 정의와 인간의 존엄성 회복의 문제(눅1:5-53; 눅4:19; 레 25장)를 구체적인 실천의 요소로 받아들여야 한다.

 

 1. 자본주의와 사유재산 제도


 원시 시대의 재산공유 제도는 추장, 봉건 영주, 제왕 등 역사변천에 따라 사라졌다. 근세 초기의 개인주의 사상으로 사유재산 제도가 확립되고 계약자유의 원칙과 함께 자본주의 제도의 밑바탕 역할을 감당했다. 근대 사회 제도의 특색인  사유재산 제도는 토지, 천연자원, 공장, 기타 생산시설 등 모든 재산의 소유와 이의 활용, 관리 처분할 자유를 인정하고 국법으로 보호하는 경제 구조이다. 그러나 소유의 편중현상으로 국토의 균형발전과 자원의 공익성이 침해될 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20세기에 이르러 천연자원의 생산수단, 기업시설등에 대하여 임의 처분의 권한을 제한하고 국유 내지 국가관리를 받도록 하는 것이 국제관계가 되었다(헌법23조)


2. 사유재산 제도와 물질주의


 사유재산 제도에 의하여 자유경쟁이라는 기장 원칙이 확립되고, 수요 공급의 인위적 시장조직에 의해 생산품의 가격이 왜곡되고, 물질적 재화의 다소만을 평가하여 '부'를 측정한다. 시장경제가 위축될 때는 억지로 유행을 만들고 새로운 구매력을 자극한다. 이러한 물질주의는 반성경적 경향을 띠기도 한다.


3. 보이지 않는 선한 손


 아담 스미스는 자유경쟁을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가 무한한 이기심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며 자유시장 안에서 자율적 조절 기능이 자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낙관하였다. 이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본 것으로 그는 이 자율적 조절 기능을 '보이지 않는 선한 손'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의 예측은 빗나갔으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낳았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 계층 구조를 만들고 말았다.


4. 불평등 민주주의


 정치·사회적 민주주의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기본이념으로 삼고 있다. 이에 비하여 자본주의 경제 체제는 기회균등과 자유경쟁을 국가 권력으로 보호함으로 인하여 약육강식과 적자 생존이라는 야생동물의 윤리로 전략시켰으며 약자와 부적응자로부터의 불평등 호소를 일으킨 비민주적 결과를 초래하였다. 약자는 부적응자에게 특권(handicup premium)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기회균등과 자유경쟁 원칙을 적용하거나 조건없는 자유경쟁으로 취득한 재화를 환수하여, '진정한 기회'(purem arket)가 보장되지 못한 계층을 위하여 재분배를 실시하도록 수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정당하다(약자보호법과 희년 제도를 규정한 성서의 사상).


5. 종교개혁과 노동혁명


 교회라는 제도가 개인의 신앙을 지배하는 것에 반발하고 모든 사람이 다 제사장이라고 선포한 종교개혁의 결과 저마다 가진 직업은 모두 신성한 것으로 존중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기업가를 위하여 제공하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재화로 지급된 것이다. 노사간의 평등한 대화가 이루어진 것은 훨씬 후의 일이다.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지불하는 재화가 정당한 노동 대가로 인식된 이후 노동생산성에 비추어 적정하지 못하다는 의문이 제기된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부익부 빈익빈을 인식했을 때 노동착취라는 의식을 갖게 되었고 재분배의 요구가 분출되어 노사대좌(勞使對座)가 이루어졌다. 노동협정, 반(反)트러스트법, 누진소득세, 초저임금법, 토지소유상한법 등 정부 통제가 경제 활동의 자유를 제한한게 된 것은 복음주의적 기독교 사상이 이룩한 노동혁명이라 할 수 있다.


6. 노사 관계와 자본주의


 생산수단(농토나 공장)을 소유한 자본 계층을 사용자로 부르는데 이들은 장비와 원료를 조달하여 생산 활동을 영위코자하나 부족을 느끼게 된다. 기술력과 노동력의 필요에 따라 고용된 종업원을 사용자에 대한 대립개념으로 피고용인 또는 노동자측이라 구분지어 부른다. 사용자는 자본가뿐 아니라 자본가에 의해 초빙된 전문 경영인을 포함한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노동자는 기술력과 노동력을 상품으로 삼아 사용자에게 팔지 않을 수 없는 약자의 입장을 면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를 위하여 노동 조건과 대우(임금과 복지)를 규정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권리를 위임할 노동조합의 결성을 요구하게 된다. 자본주의가 실행된 초기에는 노사대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으나 자본주의의 약점이 드러나면서 이의 보완책으로 노동법이 강화되고 있다. 


7. 자본주의의 장래


 자본주의의 바탕은 정치적 민주주의이므로 자유와 평등을 침해할 위험이 발생하면 이해 당사자들의 협의와 공권력이 유권적 조정에 의하여 수정된다. 그 결과 자본주의는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의 장점을 과감하게 수용하고 사회복지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