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세부터 현대의 윤리/막10:18
르네상스(문예부흥)로 인해 개인주의와 함께 인간의 가치관이 새롭게 정립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개인의 윤리뿐만 아니라 예술·사상·문학·건축 등 다방면에서 인간성의 회복과 가치를 찾게 되었다. 가장 일반적인 관심은 하나님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사고로 전환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개인적 윤리에 있어서도 중세의 신학과 철학적인 바탕에서 과감히 벗어나 각자 개인에게 주체적인 윤리관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근세 이후 현대에 이르러서는 개인의 주체적인 윤리에서 벗어나 사회주의 이론이 나오게 되었고, 오늘날에 있어서는 다양화된 사회에서 다원화된 윤리관과 가치관이 형성하게 되었다. 이처럼 인간의 일반적인 윤리의 표준은 행위에 의한 기준을 두고 있다. 본연구에서는 기독교 윤리의 핵심인 하나님 중심에 일반적인 윤리의식을 둠으로 윤리관에 대한 재조명을 하였다.
근세는 보통 르네상스(문예부흥)로부터 헤겔까지로 보고 현대는 19세기 중반부터 현재까지를 말한다. 근세는 중세에 억눌려 있던 인간성의 자유와 회복의 선포로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그 동안의 중세 카톨릭의 사상적 통제는 더 이상 그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으며 세속 문명을 개발하려는 의지가 곳곳에서 분출하여 사회는 그야말로 가치관이 역전되고 뒤바뀌는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게 되었다.
근세를 보는 이러한 관점은 카톨릭과 개신교간에 차이를 보인다. 카톨릭은 근세를 '기독교 전통으로부터 탈피를 추구하는 시대'라고 규정하여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이에 개신교는 '기독교적 정통의 상실'로 보는 보수적인 견해와 '인간성의 회복과 가치를 찾게 된 시대'로 보는 진보적 견해 등 두 가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아무튼 이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은 근세는 하나님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사고로 전환된 시대였다는 것이다.
1. 근세의 윤리
근세의 윤리는 르네상스운동과 종교개혁운동으로 나누어서 본다. 르네상스는 그 윤리의 근거를 중세의 신학과 철학적인 바탕에 두기를 거부하였다. 르네상스가 고대의 경우와 같이 희랍과 로마 문명에서 가치를 추구하여 자연주의로 흘러간 반면에 종교 개혁 운동은 기독교적인 정도를 택하여, 긍정적으로는 각자 개인에게 있는 주체적인 윤리관을 갖게 하였다.
한편 인간 오성의 입장에서 도덕과 사회 제도를 개혁하여 기독교적 관점을 거부하는 계몽주의가 출현하여 이신론(deism)을 낳았다. 이러한 여러 사상의 출현과 사회 제도의 변혁으로 갖가지의 욕구가 분출하여 사회가 질서를 잃어갈 때에 칸트는 법과 복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의적으로 이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윤리 사상을 강조한다. 한편 헤겔(Georg Wilgelm Friderich Hegel 1770-1831)은 근세 윤리의 마지막 획을 그은 사람이지만 칸트에 비해서 윤리적인 가치 부여는 비교적 약하였다. 그는 근세의 다른 사상가들과는 달리 개인의 윤리를 예술이나 종교 철학보다 낮은 것으로 보았다.
2. 현대의 윤리
현대의 윤리는 1803년에 루소의 개인주의를 반대한 길리아니(Giacomo Giuliani)에 의해 사회주의 이론이 나오면서 시작되었다.
1) 사회주의 이론들
(1) 공상적 사회주의 : 사회악에 대한 근원적 비판과 빈곤자에 대한 사랑으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가겠다는 유토피아적 사상이다.
(2) 공산주의적 사회주의 : 사회 문제의 원인이 사유재산에 있다고 보아 사유 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를 거부하고 재산의 획득과 분배에 있어 모든 계급적인 격차와 다소의 차이를 극복하여 공산주의(共商主義)제도를 주장한다.
(3) 기독교적 사회주의 : 극단적 사회주의의 기독교에 대한 공격에 대처하기 위하여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제반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운동이다.
2) 현대의 윤리를 이끈 다른 사상들
(1) 실증주의 :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법을 추구하고 자연 과학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로 현세적 행복을 중시한다.
(2) 실용주의 : 진리의 여부는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결과에 있다고 보는 견해로서 선천적 직관이나 절대자에 대한 신관념을 거부한다.
(3) 신칸트학파 : 실증, 실용주의 사상에 대한 반발로 칸트에 대한 권위회복을 주장하고 유물론을 거부한다.
(4) 생철학 : 실존주의의 창시자인 키에르케고르(Soren Kierkegaard 1813-1855)는 진리를 개별적이며 주체적인 것이라고 하였다. 개인이 갖고 있는 실존 경험, 곧 불안과 죄책과 걱정을 해결하는 방법은 1단계인 미적 단계, 2단계인 윤리적 단계를 거쳐 제3단계인 종교적 단계라고 하였다
실존 경험을 하기 위하여 인간은 종교적 단계에서 절대자를 만나 그 앞에서 본래의 자아를 만나야 한다고 하였다.
이상의 여러 현대 윤리 사상 외에도 벤덤(J. Bentham 1748-1832)과 밀(J.S.Mill 1806-1873)의 공리주의와 진화론, 현상학파 등이 있다.
3. 현대 윤리와 기독교 윤리
1) 인본주의적 현대 윤리
윤리에 관한 한 기독교나 세상 철학이나 그 관심의 대상은 그들이 윤리학을 통하여 인간의 문제를 다룬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인간의 행동이 자발적인 상태에서 나타나는 행동일 때에 한하여 연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며 이러한 인간 행위의 합리성에 관한 연구를 윤리학이라고 한다. 윤리적 행위에 대한 평가의 주된 관심사는 인간의 행동이 선한가 혹은 옳은가에 대한 판단이다. 그러므로 윤리 의식은 가치관의 문제이다. 그러나 비기독교 적인 세상의 윤리관은 인간 중심적인 것이고, 기독교의 윤리관은 하나님 중심적이니(롬12:2), 윤리의 중심을 어디에 놓고서 선악의 구별을 하는가의 문제가 이 둘의 근본적인 차이이다.
2) 절대적 기독교 윤리 체계
지금까지 보아온 대로 인간 중심의 윤리 사상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혹은 인물에 따라 천차만별로 소개되고 있는 반면, 기독교의 윤리는 늘 성경과 하나님의 형상 중 일부인 양심의 조명하에 불변으로 남아 있다. 주로 구라파에서 형성된 근세 이후 현대 윤리는 미주의 여러 나라로 전파되었다. 동양에도 전통적인 윤리관이 있는데 그것은 인도의 종교적 윤리관과 중국의 현세주의적이고 인본주의적인 윤리관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대는 과거와 달리 이러한 뚜렷한 사상과 윤리 의식이 모두 상실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의 역사는 하나의 사상이 지배하지 않고 이상주의와 주지주의, 실증주의, 관념론, 이신론, 낭만주의, 실존주의 등 지나간 시대의 갖가지 사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대의 철학자들이 윤리적 목적을 '행복'에 두었음을 고려해 볼 때 현대에는 행복을 성취하기 위하여 육체적 쾌락주의와 방만한 자유주의라는 윤리의 방법론이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한 기독교적 답변은 영원토록 불변하다. 그것은 기독교적 확신에 근거한 가치관과 세계관으로 상대적인 가치만을 추구하는 현대의 인본주의적 윤리를 배격하고, 이를 신적 기준에 맞추어 사고(思考)하게 하는 절대적인 윤리 체계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Ⅰ. 용어 해설
1. 르네상스 (Renaissance)
중세와 근세(14-16세기초)에 걸쳐 서구 문명사에 나타난 문화운동이다. 르네상스는 학문 또는 예술의 재탄생 부활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고대의 그리스. 로마 문화를 이상으로 하여 이들을 부흥시킴으로써 그 시대에 맞는 새문화를 창출해 내려는 운동이다. 그 범위는 사상. 문학. 미술. 건축 등 다방면에서 일어났으며, 인간성의 해방과 인간의 재발견, 그리고 합리적인 사유와 생활 태도의 길을 열어 준 근대 문화의 선구라 할 수 있다. 문예부흥의 분야와 현상은 다양하지만 고전 고대의 문화를 의식적으로 새롭게 부흥시킴으로써 새로운 문화를 창조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2. 종교개혁(Refomation)
16-17세기에 유럽에서 일어났던 기독교의 개혁운동이다. 로마 카톨릭 교회는 교황의 아비뇽 유수로 인한 분열의 결과 14세기경을 전후하여 쇠퇴의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적극적인 종교 개혁 운동은 루터에 의해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르네상스적 인문주의와 종교개혁과는 본질적으로 성격을 달리한다. 즉 르네상스적 인문주의는 예술적이고 귀족적인 데 비하여 종교개혁 운동은 민중의 마음을 깊이 포착하여 역사를 움직였다.
3. 이신론(Deism)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기독교 사상이다. 이 이론은 성경을 비판적으로 연구하고 계시를 부정하거나 그 역할을 현저히 후퇴시켜서 기독교의 신앙 내용을 오로지 이성적인 진리에 한정시키는 종교관이다. 먼저 영국에서 톨란트와 틴들이 주장하였고, 이어서 프랑스에 이식되어 볼테르, 디드로, 루소 등에 의해 제창되어 유럽 각지로 퍼졌다. 신이 세계를 창조하신 뒤에는 직접 세계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이신론을 주장하는 자들의 대표적인 주장이며, 또한 반이성적인 것을 부정하고 초이성적인 것을 인정한 로크보다 일보 전진한 곳에 위치한다.
4. 헤겔(Hegel 1770-1831)
독일의 철학자이며, 칸트 철학을 계승한 독일 관념론의 대표자이다. 헤겔의 철학적 의의는 18세기의 합리주의적 계몽 사상의 한계를 통찰하고 역사가 지니는 의미에 눈을 돌린 데 있다, 또한 그에 따르면, 우리가 아무리 이상을 실현하려고 애써도 그 이상이 역사의 법칙적 흐름에 알맞게 부합되지 않는 한 그 노력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역사를 지배하고 있는 법칙에 대해 헤겔은 관념론적. 형이상학적인 견해를 가졌으며, 역사는 절대자. 신이 점차로 자기를 실현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하였다. 특히 헤겔은 철학 체계의 근간은 모든 사물을 '정(正) 반(反) 합(合)'의 3단계로 나누는 변증법에 의해 전개하는 데 두었다.
5. 유물론(materialism)
물질을 제1차적 근본적인 실재로 생각하고, 마음이나 정신을 부차적 파생적인 것으로 보는 철학설을 말한다. 또한 정신을 바로 물질이라고 주장하는 입장 또는 물질(뇌)의 상태, 속성, 기능이라고 주장하는 입장 등 여러 견해가 있다. 실제에 있어서 유물론은 관념론의 대립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이유는 근본적으로 근세 철학에서 유물론은 실재론적 입장의 세계를 구성하는 물질적 실체에 근거를 두고 인식론적으로 전개하여 왔기 때문이다.
Ⅱ. 보충 자료
근세의 윤리
1. 르네상스 시대의 윤리 : 14세기 중엽부터 16세까지 약 250년에 걸친 시기로서 중세와 근세를 잇는 과도기이다. 이 시대의 새로운 인간관은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인간 긍정과 자아 존중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중세의 신 중심 사상에 대해서 인간 중심의 새로운 사상이 등장함을 의미한다. 특히 복종과 굴욕을 미덕으로 삼았던 중세와는 달리, 자기 권리를 주장하고 재능과 힘이 뛰어난 개인 중심으로 인간성에 대한 존경과 개성 존중의 양면을 가지고 있었다.
2. 계몽주의 시대의 윤리 : 계몽주의 시대란 엄밀한 의미에서는 18세기이며, 역사적으로 영국의 명예혁명(1688)에서부터 프랑스 혁명(1789)까지의 시기이다. 계몽주의란 인간을 미신이나 권위로부터 해방하여 인간 이성의 자율성을 수립하려는 경향 또는 그 운동을 말한다.
3. 칸트와 독일 관념론 시대의 윤리 : 이 시기는 칸트로부터 헤겔에 이르는 시기로서 칸트는 18세기 계몽주의를 완성하고 이어 독일 관념론의 기초를 닦았다. 특히 그는 지식을 얻는 데 필요한 능력을 감성 오성 및 좁은 의미의 이성으로 나누었다. 이 감성과 오성의 결합으로 경험론과 합리론을 종합한 자신의 독특한 비판 철학을 만들었다.
4. 헤겔의 사후의 윤리 : 1831년 헤겔이 죽은 이후 19세기말까지를 말한다. 특히 이 시대의 인간은 이제 이성적 사유의 주체가 아니라 육체를 가지고 있고 피가 통하는 산인간으로서 인간 본연의 윤리와 사상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