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윤리·

신학과 철학과의 관계속에 윤리학 / 골1:17

제이비젼 2017. 5. 14. 01:54



 인간에 대한 학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윤리학은 다른 학문과 사상 속에 포함되어 있다가 19세기에 와서 본격적으로 대두하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윤리학은 다른 학문과의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발전해 왔다. 본 연구에서는 철학과 윤리학의 상호 관계 속에서의 일반적인 고찰과 접근 방법에 대해서 알아본다. 또한 신학과 철학의 관계에서 역사적인 접근 방법을 통해 윤리학은 서로 예속된 가운데서 성장했던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신학과 철학의 전체적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본 윤리학은 목적론적 윤리학과 의무론적 윤리학의 2가지로 나눈다. 이 둘의 차이점은 도덕과 윤리에 대한 신학적 개념들의 차이와 철학적 영향의 사고를 받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그러난 기독교 윤리는 인간의 지혜와 사고가 아닌 하나님의 명령과 지헤에 근거한 윤리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윤리학은 역사적으로 볼 때 다른 분야의 학문들과의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해 왔다. 그러므로 윤리학을 바로 이해하려면 다른 분야들과의 관계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필요한데 윤리학은 특히 신학, 철학, 사회학, 심리학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중에서도 매우 밀접한 상호 관계를 맺고 있는 신학과 철학과의 관계 속에서의 윤리학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 철학과 윤리학의 상호 관계


 1) 철학과 윤리학에 대한 일반적인 고찰

 윤리학 오랫동안 철학과의 관계 속에서 발전해 왔다. 철학은 인간의 온갖 지식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학문 중의 학문이다. 그러므로 철학의 연구 대상은 자연과 인간의 초자연 모두를 포함하며 특히 인격의 3분야 지정의(知情意)와 인생이 추구하는 가치의 3방면 진선미(眞善美)를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2) 철학자들에 의한 도덕 철학의 접근 방법

 도덕 철학의 전통적인 접근 방법은 인간에게 행동 지침을 제공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인다. 플라톤(Platon B.C.472-347)은 모든 인간은 자연스럽게 '최고선'을 알 수 있다고 믿었고,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s B.C. 384-322)는 인간 이성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밀(Johns Mill 1806-1873)은 합리적인 개인은 자신의 지성을 이용해서 선악의 차이를 분명히 식별할 수 있다고 믿었다. 칸트(I. Kant 1724-1804)는 순수 이성에 근거한 '의무의 윤리' (ethics of duty)를 세워놓았다. 한편 현대의 철학자들은 전통적 윤리관에 도전하고 있는데, 무어(G. E. Moore)의 Principia Ethica 나 로스 (W.D. Ross)의 The Right and The Good 등의 저서들과 소위 '이모티브 윤리 이론' (the emotive theory of ethics)등이 그것이다.


 3) 규범적 윤리와 메타 윤리

 철학의 영향을 받은 윤리학은 크게 '규범적 윤리' (nomative ethics)와 '메타 윤리' (meta ethics)로 구분된다. 전자는 도덕적 규범을 행동의 지침으로 제시하며, 후자는 도덕적 언어와 개념의 논리적 분석에 관심을 둔다. 그러므로 메타 윤리는 일상 생활에 적용되는 윤리 이론의 체계적 수립을 위한 시도를 하지 않는다. 이처럼 윤리학의 성격은 그것에 영향을 주는 철학 이론에 따라 그 향방이 결정되어지기도 한다. 한편 '하나님의 뜻'을 행도 규범과 가치기준으로 삼고 있는 기독교 윤리는 규범적 윤리의 성격을 띤다.


2. 신학과 철학과의 관

  신학은 자체의 이론만으로 전개되지 않고 다른 학문들과 상호 관계를 맺으면서 발전해 왔다. 윤리학이 철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과 같이, 신학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1) 기독교 초기의 철학의 역할

 기독교 초기에는 교회의 확장과 교리의 확립 등 여러 가지 필요에 따라 철학이 사용되었다. 저스틴(Justinus Martyrus 100-165)은 그리스 철학의 로고스(logo") 개념으로 신학을 설명하였고, 오리겐 (Origenes 185-254)은 기독교 교리를 신플라톤주의(Neo-Platonism)로 해석했다. 물론 터툴리아누스(Tertullianus 150-220)는 "예루살렘 과 아테네가 무슨 상관이 있느나?"며 철학의 사용을 거부했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시기는 기독교가 신학적 변증을 위해 철학을 사용했던 시기라 할 수 있다.


 2) 중세신학의 철학적 성격

 철학과 신학이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이 시기에는 철학이 '신학의 시녀'로 인식되었다. 중세기의 대표적인 두 신학자 어거스틴 (Augustinus 354-430)과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5-1274) 중 어거스틴은 플라톤의 영향하에, 토마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하에 있었다. 이 두 갈래의 흐름은 프란체스코(Francisco) 수도회와 도미니쿠스회(Dominican Order) 두 교단으로 대표되었다. 프란체스코 수도회는 플라톤의 영향 아래 교리의 윤리적 실천을 강조하는 주의적(注意的) 성향을 띠었고, 도미니코 수도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 아래 신앙과 지식의 일치를 강조하는 주지적(注知的) 성향을 띠었다.


 3) 근세 이후 철학과 신학의 독립

 근세 이후에는 중세 시대보다 철학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되었다. 중세에는 철학이 신학의 시녀로 역할을 감당했다면, 근세 이후로는 신학과 별개의 것으로 작용했다. 어떤 면에서는 철학이 신학보다 더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했다. 칸트(I. Kant 1724-1804)의 철학은 특히 개신교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현대에는 실존주의나 마르크스주의 등의 영향이 강하다. 이렇게 볼 때 신학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철학에 대한 바른 이해가 요청된다.


3. 신학과 철학의 전체적 시각 속에서 본 윤리학

 

 인간의 도덕적 행위의 동기를 연구하는 접근 방법의 차이에 따라 윤리학은 '목적론적 윤리학' (teleological ethics)과 '의무론적 윤리학'(deontological ethics)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그런데 이 둘의 차이는 도덕과 윤리에 대한 신학적 개념들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근거한 로마 카톨릭의 도덕 체계는 칸트의 영향을 받은 개신교의 윤리와 상당히 다른 면을 가지고 있다.


 목적론윤리는 도덕적 사고(思考)에 있어서 인간이 추구하는 '인간의 행복'과 같은 어떤 목적을 위한 과정  속에서 행위를 결정한다. 그러나 의무론적 윤리는 인간으로서의 마땅한 도리(道理) 또는 인간으로서의 의무(예를 들면 사랑, 인(仁), 자비 등과 같은 절대적인 규범)에서부터 행동의 동기가 유출된다.  더 분명하게 말한다면 목적론적 윤리에서는 인간이 선(善)을 추구하기 위해서 사랑의 행동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고, 의무론적 윤리에서는 인간이 선(善)을 추구하기 위해서 사랑이 요청된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차이는 각 파의 신학적 입장에서 오는 것인데, 이들의 신학적 입장은 어떤 철학적 사고의 영향을 받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을 받은 토마스의 신학 사상을 따르는 로마 카톨릭의 윤리 사상은, 칸트의 영향을 받은 개신교의 윤리 사상과 그 체계에 있어서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윤리적 문제에 대한 해답을 추구함에 있어서 신학과 철학의 상호 관계는 어떤 윤리적 입장을 취하느냐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기독교 윤리는 인간의 지혜가 아닌 하나님의 지혜와 명령에 근거한 윤리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고전1:25;고전2:14).

 



 Ⅰ. 용어 해설


1. 로고스(logos)


 고대 그리스 철학이나 신학에서 기본을 이루는 용어의 하나로, ① 사물의 존재를 한정하는 보편적인 법칙, ② 행위가 따라야 할 준칙(準則), ③ 이 법칙과 준칙을 인식하고 이를 따르는 분별과 이성을 뜻한다. 파토스(pathos)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본래는 고전 그리스어로 '말하다'를 뜻하는 동사 'lege-in'의 명사형이며 '말한 것'을 뜻한다. 고대 철학은 대개 '로고스적'이라고 특징지을 수 있을 것이다. '말한 것'은 먼저 ① '말', '글', '이야기', '연설' 이다. 언론을 중시하는 것은 고대인의 특징으로 여기서 '수사학'(修辭學)이 발생하였다. ② 이어서 그것은 사물의 '근거', '설명', '이유'를 뜻하게 되었으며, 따라서 사물의 '정의'(定義), '논증'을 뜻하기도 한다.③ 정의에 의해서 파악되는 사물의 '본질적인 존재' 이다. ④ 말을 하고 사물의 존재의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인간의 '분별', '이성'을 뜻한다.


2. 프란체스코(Francisco)수도회


 1209년 무렵 아씨지의 성(聖)프란체스코에 의하여 창립된 탁발수도회이다. 1209년, 교황 이노센트 3세에 의하여 승인된 '작은 형제의 수도회'로 성복음을 받들고, 특히 청빈정신을 주창하며 편력설교(遍歷說敎)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하였다. 프란체스코 자신은 깊이 자연을 사랑하나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였고, 청빈을 부정적 금욕의 수단으로 삼지 않고, 환희로 돌려 수도 생활의 드높은 이상을 실현하였다. 주로 설교. 평화운동. 구라(救癩), 기타 자선사업에 전통적으로 활약하였고, 보나벤투라, 스코투스, 오캄 등 스콜라 학자를 배출하였다.


3.도미니쿠스회(Dominican Order)


 성(聖) 도미니쿠스에 의해 1215년 설립된 로마 카톨릭 교회 내의 수도회이다. 프랑스 프루유에서 설립하여, 교황 호노리우스 3세로부터 공식인가를 받았다. 창설자 도미니쿠스가 죽자, 독일인 요르단이 2대 총회장으로 지도권을 물려받아, 회칙을 개정, 조직을 보다 강화하고 사도적 교설과 영혼 구제, 이교도에 대한 전도에 힘썼다. 한편 복음의 세계적인 전파를 목적으로 신학의 학문적 중요성을 깨닫고 파리 대학을 비롯하여 퀼른. 볼로냐. 옥스퍼드 등의 명문대학에서 성서와 선교 및 신학. 철학. 교회법 등 다방면에 걸친 깊은 연구로 학문적인 공헌을 하였다.


4. 실존주의(實存主義)


 20세기 전반에 합리주의와 실증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철학 사상을 말한다. 제1차 세계대전 후의 '생(生)의 철학'이나 현상학의 계보를 잇는 이 철학 사상은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문학이나 예술의 분야에까지 확대하여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한 유행사조가 되었다. 실존주의 철학을 맨 처음 수립한 야스퍼스나 하이데거가 오늘날 실존주의자라고 불리는 것을 거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실존이란 개별자로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은 특히 타자와 대치할 수 없는 자기 독자적인 실존이 강조된다.


Ⅱ. 보충 자료


  도덕철학에서의 윤리

  일반적으로 윤리학을 사람의 행위에 대한 근거와 기준, 행위의 동기와 목적, 그리고 행위의 규범과 가치 등에 관한 학문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이 윤리학은 긴 역사와 넓은 범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몇 자의 글로써 규정지을 수 없는 학문이다. 다만 윤리학을 철학적 부분으로 나눈다면 이론철학이 아니라 실천철학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이러한 윤리학을 도덕철학(moral philosophy)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도덕에 대한 이론을 의미하는 것이다.

1. 도덕(道德)의 도(道)는 원래 길을 의미한다. 길은 사람이 다니는 길이다. 그러므로 도덕의 도는 사람이 걸어 다니는 길인 동시에 사람이면 마땅히 행하지 아니하면 안 되는 인간의 길, 인간의 도를 의미한다, 도는 곧 인간의 행동 법칙으로 선악의 기초이다, 또한 도덕의 도는 인간 행동의 객관적 규범을 가리키며, 행할 수 있는 인간의 주관적 성품 또는 능력을 의미한다. 옛 사람들은 덕(德)을 득(得)이라고 했다. 이것은 덕의 본질을 말한 것으로 덕은 인간에게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인간이 오랫동안 훈련하고 수양하여 얻어지는 습관이요, 성품이요, 능력이다. 성실의 도를 부단히 행함으로 덕이 생기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자 힘쓰고 노력할 때 용기의 득(得)이 이루어진다.

2. 윤리(倫理)의 윤(倫)은 원래 동류라는 뜻이다. 윤은 또한 인륜으로서 인간의 공동체를 의미하는 동시에 사람과 사람과의 도덕적 관계 또는 도덕적 질서를 가리킨다.

3. 윤리의 리(理), 도리(道理)의 리는 이론의 리요, 또 로고스(logos)로서의 리다. 그러므로 윤리란 곧 인간의 도리요, 인륜에 관한 로고스를 의미한다. 또한 사람과 사람과의 올바른 도덕적 질서, 인간 공동 사회의 도덕적 규범이 곧 윤리이다. 윤리와 도덕이란 말은 거의 같은 의미로 쓰이며, 달리 구별해 쓸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