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음을 받던 날로부터(^arbh !wym ; 마욤하바르 아크)
두로 왕의 교만을 책망하는 에스겔 선지자의 언급이 계속 나열되고 있는 일부 구절이다. 에스겔은 두로 왕의 지혜가 다니엘의 지혜보다 월등하여 은밀한 모든 것들을 깨달으며 그 지혜와 총명으로 재물을 얻어 큰 부를 누리게 되었다고 두로 왕 스스로의 자긍적 교만을 소개하였다(겔28:3-6). 처음 지음받던 날, 완전한 아름다움으로 의 가 드러났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불의가 드러나기 시작한 그의 지음받은 날이란 왕위의 승계를 받던 날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의 '지음받음'이라는 히브리어 단어가 (arb ; 바라)이다. (^arbh ; 하바르아크)는 이 원동사의 니팔형(Niphal ; 기본형 수동태)이다. '창조하다, 지음이 있다, 만들다'라는 의미의 동사로 쓰이는 (arb ; 바라)는 다른 동일 의미의 동사 (hc[ ; 아사)나 (rxy ; 야차르)와는 구별되어 성경에 쓰였다. 태초의 창조 과정에서 처음 기술되는 하나님의 창조 행위에 이 (arb ; 바라)가 쓰였는데, 대체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독창적 행위에 이 동사가 전용(專用)되어 쓰인다. 학자들은 여기의 (arb ; 바라) 동사 사용을 들어 이 부분의 두로 왕을 사탄의 지음받음으로 영해(靈解)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탄에 대해서 상징적인 것, 또는 신화적인 존재로 인식합니다. 그러나 구약성경에서부터 사탄은 실재하며, 인격적이며 거대하고 치밀하며 교활한 악의 속성과 권세를 가지고 악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증언합니다. 이처럼 구약은 하나님의 실재와 더불어 사탄의 존재와 속성과 사역을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증거해 줍니다. 그러므로 만일 이와 같은 구약성경의 메시지를 간과해 버린다면 성경 전체가 지향하고 있는 진리의 큰 흐름을 올바로 해석할 수도 또 이해할 수도 없을 것이며 종래는 그리스도의 복음 진수마저도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관점으로 구약에서 직간접으로 증언된 사탄에 대한 증언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창세기 3장의 증언(창3:5)
1) 그의 실재
'뱀'으로 묘사가 되었는데 이 말씀은 '상징'이 아닌 것으로 성경은 증언합니다(참조; 고후11:3). 뱀도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원래는 지혜롭고 선한 피조물 중의 하나입니다(참조; 창2:24,25). 그래서 그리스도께서도 뱀의 지혜로운 '재치성'을 본받으라고도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사탄의 한 마리의 뱀으로 가장하고 나타났다는 것이 올바른 해석일 것입니다(참조; 마10:16).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 창조 이전에 사탄이 실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그의 속성과 사역
'간교'하다고 했습니다. 인류의 첫조상들에게 '하나님이…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창3:2)고 묻습니다. 하나님과 그분의 인격과 그분의 섭리와 말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인간을 유도합니다. 이는 그 자신이 하나님과 그 진리에 대해 본성적으로 '부정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음을 반증합니다(참조; 마8:29). 진리와 선에 대한 부정적인 성향을 지닌 존재, 그리고 그 욕구를 위해 온갖 기만적이며, 불법적이며, 폭력적인 방법을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사탄의 양태를 증언해 줍니다(참조; 요8:44;요10:10).
3) 그의 목적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하나님과 같이 되어'(창3:5). 사탄의 존재 목적은 하나님의 신적 권위를 무산시키고 그 지으신 피조 세계를 무신론의 세계로 만들며, 나아가 피조물을 통해 하나님의 권위와 세계를 침범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단편적으로 드러난 사탄의 목적은 계시록까지 통일, 발전되어 나타나며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4) 그의 운명
창3:14,15에 '여자의 후손'이라는 언약과 함께 계시되어 있습니다. 여자의 후손으로 이 땅에 성육신하신 그리스도로 인하여 '머리를 상'하는 치명상을 입고 파멸될 것입니다.
2. 역대상 21장의 증언(대상21:1,2)
따라서 '사탄'이라는 명칭이 등장합니다. '사탄'은 히브리 말로 '대적, 참소, 중상자'라는 뜻입니다. 사탄의 '성서적' 개념을 잘 반영해 주는 명칭입니다. 사탄은 창세기에서 인류를 타락시킨 후 계속하여 하나님의 인류 구원 섭리와 병행하여 인간 역사를 배후에서 적그리스도적인 풍조로(참조; 롬12:1,2; 요일2:15,16) 조종하며 방해해 왔습니다(참조; 창6:6). 바벨탑 사건(참조; 창11:3,4), 소돔 성과 고모라 성을 통한 아브라함 일가에 대한 내분과 유혹과 타락 유도(참조; 창13:5-13;창14:21-24;창19:20-38), 그리고 애굽 왕조를 통한 선민의 멸절 계획(참조; 출1:15,16), 광야에서 죄악으로의 유혹(참조; 민25:1-3)과 가나안 땅의 우상들을 통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타락 유도(참조; 삿2:11-14) 등, 이와 같은 사탄의 교묘하고 다양한 '세계 무신론화' 사역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여러 일꾼들을 통하여 선민 이스라엘 국가를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나라로 발전시켜 왔는데 그 한 주역이 다윗 왕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이 잠시 사탄의 유혹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스라엘 민족의 인구 조사를 시행하고자 한 것입니다(참조; 대상21:2). 이 인구 조사의 의미는 무엇이기에 하나님의 진노를 샀을까요? 바로 '인본주의' 정책의 첫걸음을 다윗이 계획했기 때문입니다. 즉 다윗은 지금까지 이방 민족을 물리치고 승리해 온 것이 '하나님의 시적 권세'보다는 이스라엘 민족의 '군사 대국'의 정책을 펴고자 인구 조사를 시킨 것입니다. 이로 인해 다시 한번 하나님과 이스라엘 민족간에 신앙적 균열의 위기가 생길 뻔했습니다.
3. 욥1,2장의 증언(욥1:9)
욥기는 하나님의 진실한 성도에게 사탄은 어떤 적개심을 품고 있으며 하나님은 그와 같은 사탄의 악의를 어떻게 선용하사 당신의 성도들을 양육하시는지 4차원적인 구도로 증언해 주는 책입니다. '욥이 어찌 까닭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이까?'(욥1:9)라는 사탄의 말 속에서 우리는 '참소자'라는 명칭의 의미를 알 수 있으며, 욥이 까닭없는 재앙과 고통을 만나 하나님에 대한 의구심과 섭리에 대한 회의 속에서 사탄이 현재도 성도들 삶의 막후에서 하나님에 대한 의심을 품게 만드는 사역상을 볼 수 있습니다(참조; 고후12:7-10). 역시 창세기에서 아담과 하와에게 던졌던 하나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품도록 사탄은 욥에게 시도했으나 끝내 욥의 신앙에 패배당합니다.
4. 사14:12-17과 겔28:12-19의 증언(사12:13-15)
사탄은 끝내 이 세상에 무신론 인본주의 국가들을 조성합니다. 애굽, 바벨론, 앗시리아, 폐르샤 등등 그리고 그 제국들의 정치적 권새를 통해 이스라엘 민족을 타락시킵니다. 예언자 이사야와 스가랴는 사탄이 불신 인본주의 국가인 '두로'와 '바벨론' 제국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음을 폭로합니다. 다니엘도 천사를 통해 그와 같은 사탄의 사역을 증언했습니다(참조; 단10:12,13). 이와 같은 구약의 사탄에 대한 결정적인 증언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는 일시적이나마 방해를 받은 듯 보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민족의 실족은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려는 하나님의 궁극적인 섭리를 실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창31:15의 언약을 끝내 이루신 셈입니다. 그래서 예언자들은 장차 그리스도를 통해 이 지상에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하게 되면 사탄은 영원히 멸망당할 것으로 예언했습니다(참조; 사12:17-19; 겔28:18,19).
·구약의 증거
1. 욥기에서 증거된다
a. 1장에서
㉠ 하나님의 아들들과 더불어 있는 자임(6절)
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와서 여호와 앞에 섰고 사탄도 그들 가운데 왔는지라
㉡ 땅을 두루 돌아 다니는 자임(7절)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서 왔느냐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가로되 땅에 두루 돌아 여기저기 다녀왔나이다
㉢ 하나님 앞에서 욥의 칭찬을 듣는 자임(8절)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 종 욥을 유의하여 보았느냐 그와 같이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가 세상에 없느니라
㉣ 욥의 시험을 허락받은 자임(12절)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내가 그의 소유물을 다 네 손에 붙이노라 오직 그의 몸에는 네 손을 대지 말지니라 사탄이 곧 여호와 앞에서 물러가니라
b. 2장에서
㉠ 하나님 앞에 다시 섬(1절)
또 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와서 여호와 앞에 서고 사탄도 그들 가운데 와서 여호와 앞에 서니
㉡ 욥을 다시 칭찬 함(3절)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 종 욥을 유의하여 보았느냐…네가 나를 격동하여 까닭없이 그를 치게 하였어도 그가 오히려 자기의 순결을 굳게 지켰느니라
㉢ 욥을 재시험할 기회를 얻음(6절)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네가 그를 네 손에 붙이노라 오직 그의 생명은 해하지 말라
㉣ 질병을 주는 자(7절)
사탄이 이에 여호와 앞에서 물러가서 욥을 쳐서 그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악창이 나게 한지라
2. 기타에서의 증거들
a. 스가랴서에서
㉠ 여호수아를 참소하는 자로(슥3:1)
대제사장 여호수아는 여호와의 사자 앞에 섰고 사탄은 그의 우편에 서서 그를 대적하는 것을 여호와께서 내게 보이시니라
㉡ 여호와의 책망을 받는 자(슥3:2절)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사탄아 여호와가 너를 책망하노라 예루살렘을 택한 여호와가 너를 책망하노라 이는 불에서 꺼낸 그슬린 나무가 아니냐 하실 때에
b. 시편에서의 증거(시109:6)
악인으로 저를 제어하게 하시며 대적으로 그 오른편에 서게 하소서
(※여기서 '대적'이 원문에는 '사탄'으로 기록되어 있다.)
c. 역대기에서(대상21:1)
사탄이 일어나 이스라엘을 대적하고 다윗을 격동하여 이스라엘을 계수하게 하니라
3. 뱀을 통하여 나타난 사탄
a. 처음 인간을 미혹한 자로
㉠ 뱀을 이용하여(1절)
여호와 하나님의 지으신 들짐승 중에 뱀이 가장 간교하더라 뱀이 여자에게 물어 가로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더러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 인간에게 의심을 심음(4,5절)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하나님과 같이 선악을 알 줄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b. 인간의 범죄에 구체적으로 간여한 자임(6,7절)
㉠ 인간의 탐심을 자극함(6절)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실과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한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 지라
㉡ 인간이 비로소 자신들의 범죄를 인식함(7절)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 자기들의 몸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를 하였더라
c. 하나님의 저주를 받음(창3:14,15)
여호와 하나님이 뱀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렇게 하였으니 네가 모든 육축과 들의 모든 짐승보다 더욱 저주를 받아 배로 다니고 종신토록 흙을 먹을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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