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천사론 개요

제이비젼 2014. 5. 26. 10:36





 개요


 성서의 문헌적 기록을 근거로 하여 살펴볼 때, 천군 천사들은 하나님의 창조 체계 속에 존재하는 우주적 존재였으며 거기에는 나름대로의 분명한 등급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천사들은 일의 성격에 따라서 호칭과 그 밖의 여러 가지 기능들이 다르다.

 이제 우리는 성서에 나타난 천사, 교회사에 나타난 천사, 조직신학적 측면에서의 천사 순으로 간단하나마 천사론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글을 서술해 감에 있어서 어떤 특정한 견해를 주장한다기보다는 설교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시한다는 생각으로 전개해 가도록 할 것이다.


Ⅰ. 성서에 나타난 천사에 대한 견해


1. 천사의 호칭과 성격


 천사라는 말의 희랍 원어는 (aggelo" : 앙겔로스)로서 그 어구적 의미는 '사자'란 뜻이다. 또 그에 해당되는 히브리어 (dalm : 말라크)도 역시 '사자'라는 뜻이다. 구약성서에서는 이러한 용어들이 '선지자'(학1:13)나 '제사장'(말2:7)을 말할 때 쓰이기도 하였다.

 천사에 대한 또 다른 용어들이 있는데, 그건 '하나님의 아들들'(창6:2-4; 욥1:6;욥2:1), '권능 있는 자들'(시29:1;시89:6), '천군들'(눅2:13)이라는 말들이다.

 성서에 나오는 천사들은 영적인 존재로서 초자연적인 천상의 영역에 있는 자들이다. 히브리서에서는 '모든 천사들은 부리는 영으로서 구원 얻을 후사들을 위하여 섬기라고 보내심이 아니뇨'(히1:14)라고 묻고 있다. 천사들은 추상적인 선과 악의 영역을 초월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그의 뜻을 성취하기 위해 창조한 존재이다(참조; 시148:2-5; 골1:16). 또 그들은 우주적인 활동 영역을 가지고 있고 인간이 창조되기 전에 창조되었으며,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한다. 그들은 영계나 물질계에서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자기 뜻대로 행동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하나님과 같이 전지전능한 존재는 아니다.

 천사의 존재와 부활을 부인하는 사두개인들의 주장을 논박할 때 예수는 천사들이 성적인 존재가 아니며 결혼도 하지 않는 존재라고 한다. 또한 천사가 현재로서는 인간보다 우월하지만, 부활한 인간의 경우 천사와 동등하며 부활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자녀임을 말하고 있다. 예수님은 일시적으로 육신을 입었기에 히브리서에는 시편을 인용하여 '저를 잠시 동안 천사보다 못하게'(히2:7) 했다고 말하였다.


 천사에게 인간적 속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천사는 인간적인 속성과 신적인 속성을 지닌 하나님의 특수한 피조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천사들은 항상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스랍들은 예외이다(참조; 사6:2). 주의 천사는 불과 구름 가운데서 말하고 모세, 다윗, 다니엘 등 그 밖의 선한 사람들에게 나타났다.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역사적 영역에서 남성으로 존재하셨듯이 천사들도 인간세계에 나타날 때는 주로 남성으로 나타났다. 때때로 천사들은 매우 두려운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삿13:6에 보면 마노아의 아내는 '하나님의 사람이 내게 임하였는데 그 용모가 하나님의 사자의 용모 같아서 심히 두려웠다'고 진술한다. 이 모든 실례들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결론은, 천사들은 인간이 아니지만 인간과 유사한 속성을 지닌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사실이다.


2. 천사의 분류


 1) 선한 천사들

 성서에서 선한 천사들은 '거룩한 천사들, 하나님의 천사들'(눅9:26;눅12:8; 히1:6)로 불리고 있다. 예수와 바울은 각각 '하늘에 있는 천사들'(마22:30)과 '능력의 천사들'(살후1:7)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이런 천사들 중에서 두 천사만 성서에 이름이 명시되어 있는데 첫째는 미가엘이고, 둘째는 가브리엘이다. 미가엘은 유1:9에 천사장으로 표현되어 있고, 단10:13에는 소식을 전하는 '군장 중 하나'로 불리고 있다. 또 계12:7,8에는 미가엘이 악한 천사들을 쳐부수어 하늘로부터 악한 천사들을 추방한 천사들의 군대 장관으로 묘사되고 있다.


 가브리엘은 천사장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그는 세례요한과 예수의 탄생을 미리 예언했으며(참조; 눅1:13,31) 다니엘의 꿈을 해석했고, 꿈 해석을 통해 하나님의 명령을 전달했다(참조; 단8:15). 이스라엘의 역사가 요세푸스는, 에세네파의 입문 서약에는 천사들의 이름을 마음에 간직하는 서약이 포함되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천사들에 대한 이러한 관심은 천사들이 유난히 많이 나타나는 후기 유대교 문헌과 쿰라 에세네파의 사해사본에서 잘 나타나 있다. 위경 에녹서에는 흥미 있는 천사들의 명단이 명기되어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이것들은 파수하는 거룩한 천사들의 이름이라. 우리엘의 세상과 지옥의 가장 깊은 곳을 지키는 자요, 라구엘은 발광체들의 세계를 돌보는 자요, 라파엘 그는 인간의 영혼을 다스리는 자요, 미가엘은 인류의 가장 좋은 부분과 혼동을 지배하는 자요, 사라키엘 그는 범죄 하는 영들을 다스리는 자요, 가브리엘 그는 낙원과 뱀과 스랍들을 다스리는 자요, 레미엘 그는 하나님의 섬겨 준 부활한 자들을 다스리는 자다'(에녹일20장).


 2) 사악한 천사들

 악한 천사들은 '마귀와 그의 사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원래 천상의 존재들이었으나 자신들이 처신을 잘못하여 선한 천사들에 의해 하늘로부터 땅으로 내쫓겼다(참조; 계12:7). 이러한 천사들의 변절은 인간의, 창조 이전에 있었는데, 그 사실은 뱀이 아담과 하와로 하여금 에덴 동산에서 범죄 하도록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타락한 천사의 무리들 중에 사탄(Satan)은 악마의 우두머리로서, 바리새인들은 그를 가리켜 바알세불이라고 하였다(참조; 마12:24). 예수는 마귀를 가리켜 살인한 자요 거짓말쟁이이며 모든 거짓의 아비락도 말하였다(참조; 요8:44). 또 바울은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참조; 엡6:12)과 하나님의 자녀가 싸운다고 말하고 있다.


3. 하나님의 사자로서의 천사


 하나님의 사자로서의 천사, '주의 사자', '여호와의 사자'로도 불리는 천사는 구약에 잘 나타나고 있다.

 하나님의 천사(사자)는 독특하면서도 분명한 신 현현의 중재자로 소개되고 있다. 그는 말하기를 스스로 신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사람과 사람처럼 얼굴을 맞대고 말하였고 사람의 형상으로 나타났다. 이 여호와의 사자는 사라의 여종인 하갈이 광야에서 고통을 받고 있을 때 두 번씩이나 나타나 도움을 주며 독려하였다(참조; 창16:7;창21:7). 그는 아브라함이 이삭을 칼로 치려 할 때 급하게 멈추게 했고, 아브라함에게 수많은 자손들을 주리라고 약속했으며, 임박한 소돔과 고모라의 심판을 알리고 이삭의 출산을 미리 알린 장본인이었다. 이 하나님의 사자는 엘리에셀이 이삭의 아내를 찾는 일로 하란에 갈 때 동행하였는데 이 여인을 통해 선민은 영원히 존속하게 되었다(참조; 창24:7-40). 뿐만 아니라, 그는 이국 땅에 거하는 야곱에게도 나타나 자신이 '벧엘의 하나님'이라고 하면서 그에게 고향에 돌아가도록 종용하였다(참조; 창31:11-13). 불붙는 덤불 속에서 모세에게 나타나 자신을 '네 조상의 하나님이니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하였다. 그는 후에 출애굽의 긴 여정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고 보호하였으며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십계명을 주었다(참조; 출3:1-6;출14:19;19,20장). 그리고 가나안 땅을 정복할 때 여호수아에게 나타나 자신이 '여호와의 군대 장관'이라고 하였다(참조; 수5:14).


 많은 성서 신학자들은 이 '하나님의 사자'의 정체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가장 크게 일치하는 견해는 그가 분명히 하나님의 인격적인 자기 현현으로서 성육신 이전의 말씀으로 불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천사들의 등급에 속해 있기는 하나 다른 천사들과는 그 격이 다르다. 그는 항상 일반적인 천사들과는 구분되는 특수한 성품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그는 한 가지 명령을 수행하는 일로 제한되어 있지 않다. 그는 신약에서의 예수와 같이 그가 바로 하나님 자신인 것처럼 권위를 가지고 말한다. 요한복음에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말씀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예수가 육신을 입고 있을 동안에는 하나님의 사자인 천사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에 주목해 보면 상당히 흥미롭다. 이를 통해서 '하나님의 사자'는 성육신 이전의 말씀으로 유추해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4. 천사의 일


 일반적으로 천사들의 일은 하늘과 땅에서 하나님의 사역을 행하는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군사이며 일꾼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뜻을 피조계에서 활성화시키며 하나님의 섭리를 인간 세계에 전달한다. 천사들의 일을 직능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예고와 고지

 천사들은 하나님의 선택된 자들에게 출생을 미리 고지하였다. 아브라함에게, 삼손의 부모인 마노아와 그의 아내에게, 사가랴에게, 마리아에게 임박한 위험이나 재앙을 미리 경고하기도 하였다. 아브라함과 롯은 소돔과 고모라의 파멸에 대해서 미리 경고를 받았다(참조; 창18:16;창19:29). 또 예수의 아버지 요셉은 아기와 모친을 데리고 애굽으로 피하여 '내가 네게 이르기까지 거기 있으라'(마2:13)는 지시를 받았다.


 2) 교훈과 인도

 아브라함이 그의 고향 갈대아 우르를 떠나는 날부터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자손들을 가나안 땅에 정착시키기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았다. 족장들이 방랑생활을 하던 때, 약속의 땅을 향해 광야를 여행하던 때에, 애굽에서 살던 때에 항시 그 어디에서나 보이게 혹은 보이지 않게 천사는 그들을 인도했다.

 구약에 있어서 가장 중대하고도 포괄적인 교훈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은 십계명이다. 사도행전에서 스데반이 공의회 앞에서 심문을 받을 때, 그는 이스라엘 역사를 개괄하면서 '시내산에서 그에게 말한 천사'를 말하며 지도자들이 천사가 전한 율법을 받고도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하고 있다(참조; 행7:38,53).


 3) 수호와 보호

 천사의 일 중에 중요한 하나는 수호의 기능이다. 한 천사는 하란에서의 20년 동안 야곱을 지켜 주었고 그를 안전하게 그의 고향 가나안으로 데려다 주었다(참조; 창32:24이하). 그리고 천사는 출애굽한 백성들을 구름 기둥과 불 기둥으로 애굽으로부터 보호하였다(참조; 출14:19이하). 야곱은 가나안으로 쫓아가던 도중 천사들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군대'를 보았고 여호수아는 가나안으로 쫓아가던 도중 천사들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군대'를 보았고 여호수아는 가나안 정복 때 '여호와의 군대 장관'(창32:1)의 수호를 받았다.

 하나님의 백성을 수호하는 데 있어서 천사들은 때때로 적에게 무력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죽음의 천사인 '멸하는 자'는 이스라엘 족속을 노예의 속박에서 강제로 구출해 내기 위해 애굽인들의 장자를 살해했다(참조; 출12:23,29). 산헤립의 군대가 히스기야 왕과 예루살렘을 멸망시키려고 위협했을 때, '여호와의 사자가 나와서 앗수르 진에서 군사 십팔만 오천을 친지라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보니 다 송장이 되었더라'(왕하19:35).


 천사들의 수호 직무에 대한 가장 확실한 언급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가 잡히시던 날 예수 자신이 한 말이다. 베드로가 칼을 뽑아 예수를 보호하려고 하자 이에 예수는 '너는 내가 내 아버지께 구하여 지금 열두 영 더 되는 천사를 보내시게 할 수 없는 줄로 아느냐'(마26:53)고 하셨다. 인간에 대한 천사의 일은 어떤 형태로든 인간의 필요에 도움을 주는 일이다. 천사들은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선한 뜻의 중재자들이고 그들의 임무는 항상 호의적이다. 이미 고찰한 바대로 천사들은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필요할 때 적절한 도움을 준다. 특이한 사실이지만 또한 당연한 것은, 천사는 존경을 받는 그런 사람들만 돕는 것이 아니라 계집종 하갈과 그녀의 어린 아들 이스마엘이 광야에서 목마름과 굶주림으로 사경을 헤맬 때 이들에게 생명에 이르는 도움을 준다(참조; 창21:17이하).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의 감독들의 채찍과 굴욕 속에서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을 때 여호와의 사자는 모세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정녕히 보고 그들이 그 간역자로 인하여 부르짖음을 듣고 그 우고를 알고 내가 내려와서…그들을 건져내리라'(출3:7이하).


 4)심판을 도움

 천사들은 또 하나님의 심판을 돕는다. 심판을 돕는다. 심판에 있어서 천사들의 도움에 관한 몇몇 실례들은 밧모섬에서 요한의 이상 속에 나타나 있다. 커다란 권세와 놀라운 광채를 지닌 한 천사는 로마의 멸망을 선언하였고, 반면 또 다른 강력한 한 천사는 거대한 돌을 바다에 던져 넣었는데 이는 로마의 멸망을 상징하였다(참조; 계18:1,21). 복음서를 보면 예수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러워하면 인자도 자기와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으로 올 때에 그 사람을 부끄러워하리라'(눅9:26). 나아가 예수는 재림시에 천사들이 자기와 동행할 것을 말하고 있다. '인자가 자기 영광으로 모든 천사와 함께 올 때에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으리니 모든 민족을'(마25:31,32) 심판하리라. '저가 큰 나팔소리와 함께 천사들을 보내리니 저희가 그 택하신 자들을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사방에서 모으리라'(마24:31).


Ⅱ. 교회사에 나타난 천사에 대한 견해들


1. 초대교회


 초대교회는 천사들에 관하여 분명한 교리적 체계를 세우지 않았다. 오리게네스만 교회의 천사들에 대해서 언급했으며, 또 천사들의 직능을 인간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사자'로 못박아 말하고 있다. 이 외에 다른 사람들은 천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천사에 관한 교리는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와 오리게네스에 의해 크게 진전하였는데, 특히 오리게네스는 그의 성서 주석에서 천사들에 관한 언급을 많이 하고 있다. 그는 신32:8에 의거하여, 하나님은 천사들을 나라들의 수호자로 세우셨고 그 자신은 이스라엘을 수호하는 자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각 개인들도 수호 천사를 갖고 있는데, 세례를 받고 교회에 속하게 될 때 신자들의 영은 각 수호 천사에게 위탁되어진다. 이 수호 천사는 악의 세력과 마귀로부터 신자를 보호하고 신자로 하여금 신실한 신앙생활에 임하도록 돕는다. 수호 천사는 신자들의 잘못을 교정해 주고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신자들을 중재해 준다. 그러나 천사들은 경배의 대상이 아니며 기도를 들어줄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다.


2. 라틴 교부들의 견해


 1) 터툴리아누스

 터툴리아누스는 오리게네스와 마찬가지로 천사들의 존재와 사명을 세례 의식과 결부시켜 주장한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수세자는 천사로부터 영혼을 치유하는 힘을 부여받게 된다고 한다. 더욱이 세례에서 이룩되는 실제적인 의미는 천사의 도움으로 성령을 위해 길을 예비한다는 것이다. 교회에서 성사되는 혼인은 천사들에 의해 성립이 시작되며 종국적으로는 성부 하나님에 의해서 인준된다고 하였다. 천사들은 천상에서 지상을 내려다보고 있으며 기독교인들이 저지르는 불순종의 죄를 기록한다.

 터툴리아누스는 천사들의 타락을 말하고 있는데, 그 천사들은 하나님께 대항하여 자유의지를 타락시켰으며 그로 인해서 타락한 천사, 즉 악마가 되었다고 한다. 이 타락한 천사들의 우두머리는 사탄(Satan)인데 그는 모든 악과 재앙과 질병의 근원이며 항상 하나님의 나라에 대적한다는 것이다.


 2) 암브로스와 제롬

 후기 라틴 교부인들인 이들은 천사들이 물질계보다 먼저 창조되었다고 주장한다. 창6:2의 주석에서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데, 제롬은 천사가 몸을 가진 것으로 간주하는 듯하다. 이와는 반대로 암브로스는 천사들이 영적인 존재이며 형체가 없는 존재라고 한다. 이들은 타락한 천사에 대해서 그 원인을 '교만'이라고 생각하고 이 교만은 인류의 죄를 태동시켰다고 보고 있다. 수호 천사들에 관해서는 앞서 살펴본 초대교회의 교부들과 다름이 없다. 제롬은 천사의 지위에 있어서의 등급을 언급한 최초의 사람인데, 그는 천사들의 직제와 등급을 로마의 관제와 비교하였다.


 3) 아우구스티누스

 아우구스티누스는 그의 저작 (신국)에서, 천사들은 하늘에서 하나님의 성을 이루고 있으며 일부는 지상을 돌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천사들은 만물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보좌를 받들며 이 지상에 있는 교회의 시중을 든다. 그래서 그의 말에 의하면 성서의 내용에 천사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지체인 교회의 영역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내용을 아우구스티누스는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이 일은 교회 안에서 발생한다. 하나님의 천사들은 인자에게 올라가고 또 인자에게 내려온다. 왜냐하면 그 천사들이 올라가는 곳의 인자는 머리인 그리스도요, 아래에 있는 인자는 그 몸인 교회이기 때문이다. 그의 지체들은 바로 여기(세상)에 있다. 그러므로 천사들은 머리에게로 올라가고 지체에게로 내려오는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천사들이 무형적 실체인 영들이기에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감각적이며 이성적이고 지적인 불멸의 존재라고 말하였다. 또 그는, 천사의 명칭은 그들의 직책을 가리키는 것이지 그 본성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며, 천사들은 창조시에 성령으로부터 은혜를 받아 타락하지 않을 경우 마지막 날에 궁극적인 구원을 약속 받았다고 한다. 이들 천사들은 인간에게 하나님의 뜻을 계시해 주고 우리의 기도를 하나님께 전달하며 성도를 감독하고 보호하며 도와준다고 주장했다. 수호 천사의 문제에 있어서 그는 국가의 수호신은 인정하나 개인의 수호 천사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그에 의하면 천사는 결코 숭배의 대상이 아니며 천사 자신들도 인간이 천사들을 숭배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도들이 천사들과 함께 창조주 하나님을 예배할 것을 원한다.


3. 칼케톤 회의로부터 A.D.800년까지


 이 시기에는 앞서 살펴본 천사에 대한 견해와는 달리 천사 숭배와 천사들의 사역에 대한 체계가 교리적으로 세워진다.

 천사에게 교회를 봉헌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역사적 증언은 소조메누스에게서 발견된다. 그 기록을 보면, 콘스탄티누스가 콘스탄티노플에서 멀지 않은 곳에 미카엘리온이라고 불리는 교회를 세워 이 교회를 천사장 미가엘에게 바쳤는데, 그 이유는 그 교회를 지을 때 천사장 미가엘이 나타났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방 세계에서 천사장 미가엘에게 교회가 봉헌된 예는 5세기초까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성 미가엘은 9세기 이전의 달력에서 그 기념제를 찾아볼 수 있는 유일한 천사인데, 그 모두가 교회 봉헌 연례 기념행사로 나타난다. 이것은 아직도 서방 세계에서 지켜지고 있는 9월 29일 축제와 마찬가지인데, 이 축제는 로마 교외의 비아 살라리아에 있던 교회가 파괴된 지 오래된 후에도 기념하였던 것이다. 이 축제를 위한 다섯 미사는 초기 로마 예배서인 레오니나 성례전서에서 볼 수 있다. 여기에 수록된 기도문들 중에서 천사들의 중재와 천사들의 숭배에 대한 분명한 언급을 볼 수 있다.

 성상 파괴 논쟁을 다룬 제2차 니케아 공의회(A.D.787)에서 천사들의 본질에 관한 문제가 논의되었다. 이 공의 회에서 데살로니가의 감독 요한네스가 쓴 문서가 낭독되었는데, 이 책에는 천사들이 모두 무형적이며 불가시적인 것이 아니라 얇고 가벼우며 혹은 불과 같은 몸을 가졌다는 견해가 실려 있다. 이 견해를 주장하기 위해서 요한네스는 바실리우스, 아타나시우스 등의 희랍 교부들을 인용하고 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은 천사들을 묘사하고 그들의 형상을 숭배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견해는 공의회의 승인을 받게 되었으며, 이 공의회는 결과적으로 천사 숭배를 적용했다. 이 시대 이전의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였던 천사 숭배는 이 공의회 때부터 공교회의 교리로 인정되고 말았다.


 천사들의 등급 및 서열을 확실하게 정한 사람은 A.D.500년경의 위니오니시우스이며 그가 정한 서열은 동·서방 교회가 공히 기본으로 삼았다. 그가 만든 서열은 다음과 같다. 그는 천사의 등급을 세 개의 계층으로 나누었으며, 그 세 개의 층은 다시 각각 세 개의 등급으로 나뉘어졌다. ① 드로노이, 케루빔, 세라핌, ② 퀴리오테테스 : 지배, 엑수시아이 : 권력, 뒤나메이스 : 전능, ③ 아르카이, 아르캉겔로이, 앙겔로이 : 일반 천사. 이 등급의 특징은 등급이 높을수록 하나님께 가깝고 낮을수록 인간에게 가깝다는 것이다.


4. 중세 기독교의 천사론

 중세 시대에도 천사와 악마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진다. 스콜라 신학자들의 기록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이들의 고찰을 대부분이 성서의 진술과 아우구스티누스의 견해, 위-아레오바고의 관원 디오니시우스의 조직적인 구분에 대한 변증으로 이루어졌다. 

 제4차 라테란 공의회(A.D.1215)의 제일교령은 천사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테두리를 설정해 놓는다. 그 교령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은 가시적인 것과 불가시적인 것, 영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 모두를 창조하신 분이시며 자신의 전능한 힘의 창조자이시다.'

 우리는 여기서 중세의 대표적인 신학자 안셀무스와 토마스 아퀴나스의 천사론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기로 하자. 


 1) 안셀무스

 안셀무스는 중세의 대표적인 사변적 신학자로서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변증적 방법을 선한 영과 악한 영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에 완전히 적용한 최초의 신학자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방법은 그의 독특한 체계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책에서, 인간은 천사와 그의 동료들의 타락에 의하여 감소된 천사들의 수를 채우기 위하여 창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안셀무스는 인간이 그 자체를 위하여 창조되었으며 다른 자연적인 개체들을 대신하기 위하여 창조된 것이 아니라고 말함으로써 이 견해를 배격하였다. 또 그에 의하면, 천사는 인간과는 별개의 영적인 존재로 창조되었고 천사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천상과 지상에 세우는 일을 맡아 하는 하나님의 사역자들이며, 보다 직접적인 의미에서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자들이라고 말한다.


 2) 토마스 아퀴나스

 천사에 대한 중세 신학의 명확한 교리적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대표적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의 견해를 살펴보는 것이 퍽 유용할 것이다. 천사에 대한 그의 신학적 견해는 'Tractatus de Angelis'라는 작품에 비교적 잘 피력되어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천사들은 모두 무형적이며 질료와 형상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즉 천사들은 물질적인 요소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천사들은 존재의 성질에 있어서도 유형적인 존재들에 상위하는 것처럼 수적인 면에서도 그들을 능가한다고 한다. 천사들은 인간들과 다르고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부패하지 않는다. 천사들은 마치 공기와 같은 존재들이다. 그리고 천사들은 감각적 인식력을 갖고 있지 않으며, 그들의 인식력은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본유적인 지각작용으로 인한 것이다. 고등한 천사들일수록 저등한 천사들보다 더 단순한 사고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들보다 훨씬 하나님을 잘 알고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불완전하다. 그들은 미래의 사건에 대해서 제한된 지식을 갖고 있고 나름대로의 의지를 지니고 있으나 그 의지는 오직 선한 방향으로만 향하게 되어 있다.


 우리는 이상과 같이 미흡하나마 천사론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천사론이 이러한 성서적 배경과 역사적 과정을 가졌듯이 사탄과 마귀(악령) 역시 장구한 신학적 배경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후반부의 사탄론에서 간략하게 다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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